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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eople & Story]권대욱 사장에게 ‘청춘합창단’이란…“나를 찾아나선 길…가슴 쿵쿵 뛰는 황홀한 이정표”
2011년, 금융위기는 지나갔지만 호텔업계는 여전히 좋은 여건은 아니었다. 권대욱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 사장은 마음에 품고 있던 생각을 꺼내기 위해 용기를 내야했다. 주주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으리라 생각했다.

그 날은 “일이 잘 풀렸다”고 한다. 호텔 오너와 함께 부지를 둘러본 뒤, 유난히 ‘기분 좋은 날’이었다. 호텔 디벨로퍼에겐 좋은 땅을 만나는 것이 일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맨낯으로는 도저히 말을 못 할 것 같았습니다.” 이 날 ‘호텔리어’들은 폭탄주도 일곱 잔이나 마셨다. “회장님, 나 TV에 나갈지도 모릅니다. 청춘합창단 하고 싶습니다.”세계적인 호텔 체인을 이끌고 있는 최고경영자는 오너들 앞에서 주말 예능 프로그램으로의 외도를 선언했다.

30년 인연을 쌓은 회장의 짧은 답변은 권 사장에게 진심으로 느껴졌다.“해보세요. 사장님 노래 잘 하시잖아요.” 외국인 주주를 설득하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미스터 권, 와이 낫(Why not)?”

권 사장이 4년 전 ‘청춘합창단’ 단원으로 활동할 수 있었던 계기다. 권 사장은 ‘청춘합창단’ 이전 ‘박칼린 리더십’을 선보였던 같은 프로그램의 합창단을 본 뒤 ‘넬라 판타지아’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저마다 다른 성장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하나로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그에겐 장관이었다. 권 사장의 마음 속엔 20대 청년이 뛰기 시작했다. ‘나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고 한다.

“육십 평생 하고 싶은 것을 못 하고 살았는데, 지금 해보지 않는다면 언제 할 수 있을까 싶었죠. 여든이 넘으면 할 수 있을까. 그 땐 하고 싶다 해도 시켜주지 않으리라 생각했어요.”

‘남자의 자격’ 멤버들 앞에서 권 사장은 “나의 삶을 찾고 싶어 나왔다”며 ‘향수’를 불렀다. “사장이면 자기가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사는 것 아니냐”는 전현무 MC의 돌발 질문에 권 사장은 “사장이라는 직책은 자신의 삶을 찾기 힘들다”는 답을 내놨다.

당시 ‘남자의 자격’을 연출했던 조성숙 KBS PD는 ‘청춘합창단’의 UN공연 소식을 한 단원으로부터 전해들었다고 한다. 조 PD는 “노년에 좋은 기억을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메시지를 받고 뭉클해졌다”며 “합창단이 다시 모이기까지 권대욱 사장이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준 걸로 알고 있다. 나이가 들면 사회에서 일을 하거나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당시의 기회를 발판 삼아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PD에게도 권 사장에 대한 기억은 생생하다. “52세 이상이 모인 자리에서 (권대욱 사장은) 나이가 많은 축은 아니었다. 본인보다 젊은 단원과 연세가 있는 단원 사이를 오가며 중간 다리 역할을 해줬다”며 “40명이 넘는 인원이 모인 자리는 방송일지라도 관리가 싶지 않은데 그 때 당시에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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