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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nter 엔터] ‘한국 공포영화 실종사건’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여름 극장가에서 국산 공포영화가 사라진 지 오래다. 여름 성수기 극장가는 대작 오락영화들의 격전지가 됐다.

한 때 ‘여고괴담’ 시리즈를 비롯해, ‘폰’·‘가위’ 등이 한국 공포영화의 전성기를 이끌었고, ‘장화, 홍련’, ‘기담’, ‘분홍신’ 등 비주얼이 돋보이는 공포 영화도 관객들을 매혹시켰다. ‘알 포인트’처럼 내면의 불안감을 공포의 요소로 활용, 호평받은 수작도 있었다. 최근 몇 년 간 국산 공포영화는 제작도 부진했지만 그나마 나온 작품들도 완성도가 떨어지면서 관객들의 외면을 받았다. 지난 해 여름 극장가에선 ‘소녀괴담’, ‘터널 3D’는 각각 감성을 더한 퓨전 호러, 국내 최초의 3D 공포영화라는 차별점을 내세워 개봉했지만 작품성과 흥행 면에서 모두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올해 여름 극장가에서도 국산 공포영화를 찾아보기 힘들다.

외화 라인업은 ‘데모닉’을 시작으로 ‘라자루스’, ‘인시디어스3’, ‘학교괴담-저주의 언령’ 등 풍성한 편이다. 국산 공포영화의 경우, 대작들과의 맞대결을 피하기 위해 성수기 개봉을 꺼리다보니 여름 극장가에서 더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실제로 올해 첫 공포영화로 관심을 모았던 ‘검은손’은 여름이 아닌, 지난 4월 일찌감치 개봉했다. 흥행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올해 한국영화들 가운데 정통 공포영화로 부를 만한 유일한 작품이다. 본격적인 여름 극장가에선 현재 상영 중인 미스터리 드라마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과 9일 개봉을 앞둔 판타지 호러 ‘손님’ 정도가 공포영화를 찾는 관객들의 선택지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칸 국제영화제 초청작인 ‘오피스’는 하반기 개봉을 확정했다.) 이 가운데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은 30만 관객을 모은 선에서 퇴장을 앞두고 있다. 남은 건 ‘손님’ 뿐. 독일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의 모티브를 차용한 독특한 설정, 류승룡·이성민·천우희·이준 등 내공 있는 배우들의 활약에 기대감이 쏠린다. 여름 극장가에 출사표를 던진 ‘손님’이 한국 공포영화의 부활을 알릴 수 있을 지 기대 반, 우려 반 시선이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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