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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X파일] 주부에게 혼쭐난 野 “국민은 산 속에있는데 왜 바다에 계시나”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가 30일 출범했습니다.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란 새정치연합의 경제정책 로드맵과 틀을 만드는 역할로 문재인 대표가 취임 공약이었던 ‘유능한 경제정당’ 실현을 위해 신설한 당내 기구입니다.

당내 이른바 ‘경제통’이라고 불리는 의원들은 물론이고 외부 경제전문가 및 교수들도 대거 이름을 올렸습니다. 정치판에는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던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강조해온 정세균 전 대표가 공동 위원장을 맡았습니다.

거창한 포부가 이어졌습니다. 문재인 대표는 축사를 통해 평소의 소신인 소득주도성장론을 강조하며 “국민지갑을 두툼하게해야 내수가 살아나고 자영업과 기업도 살아난다”며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차별 해소, 자영업자 보호, 대·중소기업 상생 등 공정한 경제질서와 생활비 절감 인프라 구축, 조세정의 확립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강 위원장은 ‘경세제민’을 언급하며 “경제 그대로의 뜻을 구현하면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의원들과 경제전문가들의 거창한 포부는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3학년생 자녀를 둔 한 주부의 ‘일갈’로 머쓱해졌습니다.‘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경제정당이 되겠다’는 취지로 이날 출범식에 초청된 주부 이모씨는 정치적 이해와 전혀 관계가 없는 국민의 ‘날 것’ 그대로의 마음을 조근조근 풀어나갔습니다. 이 씨의 말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30일 오전 새정치민주연합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 출범식을 개최한 가운데 문재인 대표와 강철규ㆍ정세균 공동위원장이 포토세션을 가지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뜬구름만 잡고 있고 당리당략만 생각하시는 것은 아닌가요. 대안이라고 말씀하시는 것들 툭툭 던져놓기만 하시지 정작 주부들을 위해 아이들을 위해 가정경제에 도움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정작 엄마들이 원하는 법안은 아무 것도 통과가 안됐어요. 정당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원하는 것, 실제로 꼭 필요한 것을 만들어 주셔야죠.”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솔직히 경제 잘 모르고, 이야기할 것도 없습니다. 월급쟁이 남편 둔 주부로서 매달 나오는 월급 잘 쪼개 쓰면 됩니다. 제발 제대로 된 법안 만들어서 마음 편하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사랑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자식들에게 ‘이 나라에서 사는 것이 행복하다’는 말을 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주부 이 씨는 “국민들은 산 속에 가 있는데 바다에 가서 고기를 잡으시면 어떻게 합니까”라는 말로 끝을 맺었습니다. 박수가 나오기 전 아주 짧지만 강한 정적이 흘렀습니다. 사회를 맡았던 우석훈 민주정책연구원 부원장은 “그래도 ‘사랑’이라는 말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로 어색한 분위기를 수습했습니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민생경제’를 외치는 곳이 국회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민생경제를 돌보지 못하는 곳도 국회인 것 같습니다. 주부 이 씨가 던진 ‘돌직구’는 제발 구호와 레토릭은 거둬내고 국민이 피부에 와닿는 경제정책을 내놓으라는 국민 다수의 일침입니다.

유능한경제정당 깃발을 들어올린 새정치민주연합이 뜬구름 잡는 그럴싸한 경제정책이 아니라 국민 지갑 속까지 스며들 수 있는 민생 경제 회복 솔루션을 만들려면 국민이 있는 곳이 바다가 아닌 산 속 임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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