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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트 역주행…주류된 힙합…돌아온 거물…
상반기 가요계 결산 키워드 ‘다채로움’
2015년 상반기 가요계는 ‘다채로움’이란 키워드로 요약된다. 아이돌부터 중견까지 다양한 층위의 가수들이 잇따라 새 앨범을 발표하며 가요계에 양적인 풍성함을 더했다. 대형 기획사 주력 아이돌들의 자존심을 건 맞대결도 볼거리였다. 예년처럼 아이돌들의 차트 ‘줄 세우기(한 가수가 앨범 수록곡 전곡을 차트 상위권에 올리는 일을 가리키는 은어)’도 있었지만, ‘역주행(음원이 뒤늦게 인기를 끌어 차트 상위권에 오르는 현상을 가리키는 은어)’도 없지 않았다.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잇단 솔로 앨범 발표도 주목할 만한 사건이었다. 여성 래퍼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엠넷 ‘언프리티 랩스타’는 힙합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을 촉발시켰다.

▶이문세ㆍ이승철ㆍ박진영 등 거물들의 귀환= 이문세가 지난 4월 13년 만의 정규작인 15집 ‘뉴 디렉션(New Direction)’을 발표하며 컴백했다. 그는 극적인 변화를 주는 대신 장르와 세대에 구애를 받지 않는 탄탄한 음악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그 결과 그는 음원 차트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이승철은 지난 5월 2년 만의 신보인 정규 12집 ‘시간 참 빠르다’를 발표하며 데뷔 30주년을 맞이했다. 그는 중견과 신인 작곡가들을 고르게 기용해 만든 다양한 음악과 탁성과 미성을 오가는 다양한 색깔의 목소리를 들려주며 녹슬지 않은 감각을 과시했다.

박진영은 싱글 ‘어머님이 누구니’로 각종 음원 차트 정상을 휩쓰는 한편, 평단으로부터 호평까지 이끌어내며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았다. 특히 그는 40대 중반에도 댄스 곡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결과물을 남겼다.

이밖에도 김창완밴드, 노사연, 남궁옥분, 혜은이 등 중견가수들도 새 앨범과 싱글을 발표하며 창작 활동을 이어갔다.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YG 빅뱅과 SM 엑소= 올 상반기 가요계 최고의 ‘빅매치’는 단연 YG엔터테인먼트 빅뱅과 SM엔터테인먼트 엑소의 맞대결이었다. 지난 5월 1일 3년 만에 돌아온 빅뱅은 ‘메이드 시리즈(MADE Series)’라는 이름으로 매달 싱글을 공개하는 컴백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 첫 결과물인 ‘루저(Loser)’와 ‘배배(Bae Bae)’는 주요 음원 차트 정상을 한달 내내 석권하며 화려한 컴백을 알렸다. 빅뱅은 이어 지난 1일 ‘메이드 시리즈’ 두 번째 싱글을 발표해 수록곡 ‘뱅뱅뱅(Bang Bang Bang)’과 ‘위 라이크 투 파티(We Like 2 Party)’를 정상에 올렸다.

이에 엑소는 지난 3일 정규 2집 ‘엑소더스(EXODUS)’의 리패키지 앨범 ‘러브 미 라이트(Love Me Right)’를 내놓으며 빅뱅과 정면 승부를 벌였다.

엑소는 앨범 공개 직후 수록곡 ‘러브 미 라이트’를 음원 차트 정상에 올렸지만, 빅뱅은 곧 ‘뱅뱅뱅’으로 정상의 자리를 되찾았다. 그러나 엑소는 앨범 차트에서 독보적이었다. 대한민국 공인음악차트 가온차트가 발표한 2015년 25주차(6월 7~13일)에 따르면 1위는 엑소의 앨범 ‘러브 미 라이트’로 10위에 오른 ‘뱅뱅’과 ‘위 라이크 투 파티’를 수록한 빅뱅의 싱글 ‘A’보다 크게 앞서 있다. 음원에선 빅뱅이, 앨범 판매에선 엑소가 우위를 보인 셈이다.

▶‘장기집권’에 ‘역주행’까지 혼돈의 음원 차트= 시간 단위로 요동치는 음원 차트에선 이례적으로 인기를 장기적으로 이어간 곡들이 적지 않았다.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인 멜론에 따르면 현재(22일 기준) 나얼의 ‘같은 시간 속의 너(3주)’, MC몽의 ‘사랑 범벅(2주)’, 미쓰에이의 ‘다른 남자 말고 너(2주)’, 박진영의 ‘어머님이 누구니(2주)’, 빅뱅의 ‘루저(3주)’ 등이 2주 이상에 걸쳐 주간 디지털 차트 정상을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엔 1년 전체를 통틀어 같은 차트에서 2주 이상 정상을 지킨 곡은 에픽하이의 ‘헤픈 엔딩(2주)’, 악동뮤지션의 ‘시간과 낙엽(2주)’, 하이포와 아이유의 ‘봄 사랑 벚꽃 말고(2주)’ 등 3곡뿐이었다.

발매 즉시 주목을 받지 않으면 묻혀버리는 음원 차트에선 이례적으로 ‘역주행’한 곡들도 눈에 띈다. 지난해 8월 27일에 공개된 이엑스아이디(EXID)의 ’위아래’는 공개 당시엔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한 팬이 직접 촬영한 영상이 화제로 떠오르면서 뒤늦게 주목을 받아 2015년 2주차 멜론 디지털 주간 차트 정상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5월 20일에 공개된 백아연의 ‘이럴거면 그러지말지’ 역시 뒤늦게 인기를 얻어 빅뱅과 엑소를 누르고 주요 음원 사이트 실시간 차트 정상을 차지해 주목을 받고 있다.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잇단 솔로 활동 행렬= 올 상반기엔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솔로 앨범 발표가 줄을 이었다. 샤이니의 종현은 지난 1월 첫 솔로 앨범 ‘베이스(BASE)’를 발표해 타이틀곡 ‘데자-부(Deja-Boo)’로 각종 음악 프로그램에서 1위를 거머쥐었다. 씨엔블루의 정용화 역시 같은 달 첫 솔로 앨범 ‘어느 멋진 날’을 발표해 인기를 모았다.

인피니트의 성규도 지난 5월 3년 만에 두 번째 솔로 앨범 ‘27’을 발매해 완성도 높은 모던록 사운드를 선보여 호평을 이끌어냈다. 비스트의 장현승과 시크릿의 전효성도 같은 달 각각 앨범 ‘마이(MY)’와 ‘판타지아(Fantasia)’를 내놓으며 솔로 활동을 펼쳤다. 티아라의 은정도 같은 달 ‘엘시’라는 이름으로 미니앨범 ‘아임 굿(I’m Good)’을 발표하며 홀로서기에 나섰다.

이밖에도 걸스데이의 민아, 애프터스쿨의 리지, 블락비의 지코, 틴탑의 니엘 등이 솔로 앨범과 싱글을 발표하며 아이돌들의 솔로 데뷔 행렬에 동참했다.

▶이젠 음원 차트 주류 장르로 자리 잡은 힙합= 방송 내내 많은 화제를 모았던 ‘언프리티 랩스타’는 음원 차트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언프리티 랩스타’의 우승자인 치타의 ‘아무도 모르게’는 주요 음원 사이트 실시간 차트 정상을 휩쓸었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지민이 아이언과 함께 부른 ‘퍼스(PUSS)’ 역시 주요 음원 차트를 1위 자리를 석권했다. 또한 제시ㆍ치타ㆍ강남의 ‘마이 타입(My Type)’을 비롯해 치타ㆍ에일리의 ‘아무도 모르게’, 키썸ㆍ산이ㆍ태완의 ‘슈퍼스타’, 치타의 ‘코마 07’, 제시의 ‘언프리티 드림스(Unpretty Dreams)’ 등 방송을 통해 공개된 많은 곡들이 음원 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음악적 완성도와 출연자들의 역량에 대한 논란이 존재하지만, 이후 힙합은 음원 차트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장르로 자리를 잡게 됐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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