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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증시, 中 종속 가속화?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한국 증시가 중국 증시에 빠르게 종속되고 있다. 중국의 대규모 국책 사업(일대일로ㆍAIIB) 발표에 한국 증시가 급등하고, ‘메르스 사태’ 이후엔 중국 관광객 수요가 화장품주(株)와 카지노주(株) 등에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중국 자금의 한국 증시 유입도 가속화 되고 있다. 인수합병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주가의 급등 또는 급락 배경에도 어김없이 ‘중국’이 있다.

22일 세계거래소연맹(WFE)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중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1경1381조원으로 한국 증시(1508조원)대비 7~8배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된다. 개인투자자 비율이 한국보다도 더 높은 중국 증시의 지난 5월 거래규모는 한국보다 30배 넘게 많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5월까지 한국의 대중국 수출 규모는 565억9400만달러로, 같은 기간 미국(292억800만달러) 상대 수출 대비 2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한국과 중국의 경제적 밀접도가 증가하면서, 증시 역시 빠르게 중국의 영향권 내에 접어들고 있다.

중국 자금이 한국 증시로 흘러들면서 관련 종목들은 주가가 예외 없이 급등하고 있다. 중국 기대감 덕분이다. 제주반도체는 이날 장 개장 직후 20% 넘는 급등세를 나타냈다. 중국 업체가 제주반도체를 인수한다는 소식에 급등세를 기록한 것이다. 제주반도체는 중국 영개투자유한공사(WING CHAMP INVESTMENTS LIMITED)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최대주주가 중국 쑤닝 유니버션 미디어로 변경되는 레드로버는 최근 주가가 6월 들어 주가가 40% 넘게 급등했다. 이너스텍도 지난달 26일 홍콩에서 100억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 증자를 진행한다고 밝힌 이후 10번넘게 상한가를 기록하며 주가가 2배 넘게 급등했다. 아이에스이커머스도 중국 자본 유치 후 주가가 급등했다. 중국 자본의 한국 증시 공습이 본격화 하고 있는 추세다.

한국 기업에 중국 자금이 직접 투자하는 사례는 이미 적지 않다. 국내 최장수 유아복 브랜드인 아가방이 중국 기업에 넘어갔고, 중국 최대 게임회사 텐센트는 라인과 손잡고 게임 개발사 네시삼십삼분에 1000억원을 투자했다. ‘왕서방(중국 자금)’의 왕성한 식욕이다.

지난 10일에는 금융위원회가 중국 ‘안방(安邦)보험’이 동양생명 인수를 승인하면서 중국계 국내 금융사 탄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총 자산이 125조원에 이르는 이 회사는 지난 2013년 기준으로 중국 보험업계 전체 9위를 차지한 바 있다.

메르스 사태 이후 국내 증시를 통째로 끌어내린 것도, 발걸음을 끊어버린 중국 관광객들 영향이 컸다. 중국 관광객들이 한국 관광을 꺼리게 되면서 숙박업계와 화장품업계, 카지노 업계의 주가가 줄줄이 곤두박질 쳤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동대문 상가를 방문한 것 역시, 중국 관광객들이 한국 여행을 자제한 영향이 컸다.

여기에 중국의 대규모 국책사업인 ‘일대일로’와 관련해서는 한국의 건설사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뛰어오른 바 있고, 중국 주도로 이뤄지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한국이 참여키로 확정하면서 중국 자본의 한국 시장 공략은 보다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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