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일본이 조선인 강제 징용 논란에도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는 군함도 등을 두고 독일 언론이 아베 정권의 역사인식을 비판했다.
독일 일간지 디 벨트는 ‘공포의 섬’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일명 군함도로 불리는 하시마섬을 둘러싼 동아시아 논란 배후에는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역사 후퇴의 롤백 정책으로 일관하는 아베 정부가 버티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시마섬 탄광은 일본이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으로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23곳 중 하나다. 그러나 이곳이 다른 6곳과 함께 과거 5만 8000명의 조선인이 강제 노역한 장소라는 점에서 세계유산 등재 추진은 논란에 휩싸여 왔다.
하시마는 일본이 서양을 뒤쫓아 산업화에 나선 1887년 갱도가 설치됐다. 이후 일본은 태평양전쟁에 뛰어든 일본은 종전까지 200만명이 넘는 한국인을 강제노동에 동원했다. 이 가운데 하시마 섬에는 강제노역자 600명이 투입됐고 이 중 29명은 영양실조와 학대로 목숨을 잃었다. 이들 시신은 갱도에 매장되거나 바다에 던져졌다.
신문은 “중국, 베트남, 특히 한국 같은 이웃국가들에 이 섬은 겉모습에서 느껴지는 불길한 기운보다 훨씬 더 불길한 섬”이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섬의 지하 가장 깊은 곳은 해수면 아래 1천m까지 갱도가 설치돼 있다”면서 “이 심연 속에 일본과 한국이 세계유산 등재를 두고 싸움을 하는 하시마섬의 역사가 숨겨져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섬을 문화적 기념물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공포의 기념물이라고 해야 할까”라고도 의문을 던졌다.
신문은 이와 관련해 강제노역과 그에 따른 책임 및 처리 문제가 명시돼야 한다는 한국정부의 견해를 전한 주독 한국대사관 관계자를 인용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이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하면서 유산의 가치 평가 시기를 1850∼1910년으로 한정한 것은 한국에 대한 식민지배 시기를 배제함으로써 강제노역 주제를 피하려 한 일본 정부의 “술책”이라며 일본 정부의 태도를 교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아베 총리는 게다가 2차 세계대전 당시 대부분 한국인들로 이뤄진 위안부, 즉 강제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사과 발언과 관련해서도 아예 모르쇠로 일관하고있다”고 지적하고 “최근에는 희생된 강제노역자들을 위한 기념비가 다시 철거되는 일도 있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