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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HO, 신종플루 대유행 선언 그후 6년>한국 메르스발생 세계2위 오명…신속대처 중요성 실감
11일로 국내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처음 확인된지 22일이 지났다. 감염병 발생 즉시 해당 지역과 공간을 국민에게 알리는 미국 등과는 달리, 한국 정부는 환자가 발생한지 2주가 지난 뒤에야 환자들이 거쳐간 병원을 공개하는 등 늑장 대응을 하는 바람에 메르스 환자 발생 세계 2위의 오명을 쓰게 됐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1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H1N1 인플루엔자’(신종플루)의 전염병 경보 수준을 ‘대유행(pandemic)’으로 격상한지 꼭 6년째 되는 날이다. 발병원인과 위험성, 전파속도 면에서 신종플루와 메르스는 여러면에서 차이가 있지만, 초동단계의 기민하고도 물샐틈 없는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재확인할 수 있다.

2009년 봄 신종플루가 확산 조짐을 보이자, 각 국은 학교 휴업, 감염자 차단, 손 소독제 비치, 위험국 출입국 및 수입 규제, 발열 체크와 검역 강화 등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일반 바이러스에 비해 4배 이상 빠른 확산속도를 막기 어려웠다.

신종플루 방역에 가장 모범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호주는 광활한 영토 구석구석까지 방역에 나섰고, 초기 환자가 발생했을 때 즉시 격리조치를 취했다. 스위스는 전현직 의무병을 소집해 부족한 의료인력을 메꿨고 프랑스 일부지역에서는 공공장소에서 침을 뱉는 행위까지 금했다.

미국상공회의소, 싱가포르기업연합회(SBF)는 각각 ‘비즈니스 연속성을 위한 지침서’을 산업계에 전파했다. 인텔은 ▷전문기관과 미리 계약해둔 국제비상응급서비스(International SOS)를 가동해 임직원 건강 및 안전을 도모했고 ▷초기 단계에 업무중단 대비 모의훈련을 실시했으며 ▷원격 근무 인프라를 확보했다.

메르스에 비해 열 배가 넘는 확산 속도 때문에, 사태 해결의 주안점은 전염 방지 보다는 치료제 개발로 선회한다. 호주가 가장 먼저 바이러스를 조기에 약화시키는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했고, 약품 제조 허가 절차가 까다로운 중국도 10개 제약사에 타미플루 백신 제조를 긴급 허가해, 6500만명분을 생산했다.

나라별 의료인프라의 차이는 발생속도와 사망률의 차이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우리가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감염병 전문병원을 설치해야 하는 이유이다. 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인도의 신종플루 사망률은 세계평균의 2.5배에 육박했다.

국제적인 감염병들은 저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대응의 주안점도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위험성이 매우 높은 에볼라 바이러스는 국가, 지역 간 신속한 차단이 가장 중요하다. 신종플루나 ‘2차감염 이후의 메르스’ 환자들은 질환의 위험성이 그리 높지 않기 때문에 당국의 위생 및 생활 가이드만 잘 지켜도 일상생활에서 위험한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사스는 신종플루나 메르스 보다 좀 더 위험하기 때문에 조기 진단 및 백신 처방이 급선무이다.

메르스의 경우 조속히 치료약을 개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메르스 백신은 한 국내 업체가 11일 미국 연구기관과 공동개발중이라고 밝혔지만, 정부 당국의 검증과 허가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함영훈 기자/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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