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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르스·그리스‘복병’…주식시장 전전긍긍
가격 제한폭 확대 앞두고
국내외 악재겹쳐 하락변수 커
신용잔고 수준도 ‘위험수위’
증권가 “코스닥 매도”리포트
“과도하게 민감하다”시선 교차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그리스가 코스닥을 비롯한 국내 시장 ‘복병’으로 등장했다. 그리스는 외부 변수, 메르스는 내부 변수다. 한국 증시는 오는 15일 하루 가격 제한폭을 상하 30%로 확대한다. 증시 상승 변수보다 하락 변수가 많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제한폭 확대 이후 초기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한금융투자는 ‘코스닥 팔아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리포트를 통해 “코스닥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으니,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주식을 매도하라”고 밝혔다. 기술분석 전공 최동환 연구원은 2001년 이후 ‘상대강도지수(RSI)’가 80을 넘어선 것은 모두 세 차례 있었는데, 세 번 모두 80을 찍은 이후 20% 가량 지수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주 코스닥의 주간 RSI가 80을 넘어섰다. 코스닥을 팔으라”고 조언했다.

최 연구원은 신용잔고 수준도 위험수위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수가 하락하며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신용 잔고의 매물화가 불가피하다. 오는 15일 가격제한폭 확대가 맞물리면 개별 종목 위주로 코스닥 변동성이 커질 개연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하루 주가 변동 폭이 상하 30%로 확대되면, 코스닥 시장 중소형주들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변동폭이 커질 경우 증권사들이 신용대출 규모를 줄일 것이고, 개인 투자자들도 ‘리스크 관리’를 위해 변동성이 큰 종목을 매도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메르스 환자 규모와 사망자수가 늘고 있는 것도 악재다. 과거 2003년 중국의 사스(SARS) 사태 때 중국의 분기 성장률은 2.9% 떨어진 바 있고, 2010년 신종인플루엔자 사태 때도 남미 경제 전체가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증시가 큰 폭의 출렁임을 겪은 것은 물론이다.

국내 증권가에선 메르스와 관련한 증시 전망이 엇갈린다. 과도하게 민감하다는 해석과 투자 주의 시점이란 두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고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전염병이 장기적 측면에서 수요를 위축시키거나 글로벌 경제에 수요 충격을 주는 구조적 요인은 아니다”라며 “메르스 사태로 코스피 지수가 하락하면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홍콩 만큼 메르스 확산 우려가 커질 가능성도 봐야 한다”며 “국내 증시도 당시 홍콩과 중국 주가의 일시적 하락폭인 6% 이상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리스 채무불이행 사태 역시 증시를 아래로 끌어내리는 요소다. 최근 뉴욕 증시의 등락이 그리스의 채무 이행 협상 진척에 따라 ‘일희일비’하며 큰 폭의 변동성이 이어지고 있다. 그리스 협상 당사자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증시가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는 형국이다.

여기에 오는 9일에는 중국 본토지수의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 (MSCI) 신흥시장(EM) 지수 편입 여부도 결정된다. 편입 여부에 따라 한국으로 몰려올 자금이 중국 시장으로 유턴할 가능성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현대차 주가를 큰폭으로 떨어뜨린 엔저 효과와 오는 16일로 예정돼 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도 주요 증시 이벤트로 평가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약세 국면에 메르스가 일정 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주된 원인은 아니다”며 “중국 경제지표 부진, 국내 수출 부진, 금통위를 앞두고 금리·환율 변동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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