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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최석호]한국관광, 희망을 이야기하다
지난 2일 4,400여 명이 추가로 한국관광을 취소함으로써 6월 들어 불과 3일 만에 7,000명이나 되는 외국인관광객이 한국관광을 취소했다. 7,000명 중 6,900명이 중화권관광객이다. 메르스 때문에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이라면 좋겠다. 그런데 최근 일본관광과 비교해서 한국관광 위기를 주장하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방한관광 취소사태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말이다.

2014년 한 해 동안 일본을 찾은 외국인관광객은 1,341만 명을 넘어섰다. 전년대비 무려 29.4%나 성장했는데, 3년 연속 20% 이상 성장한 결과다. 여행수지 역시 1조 9,000억 원 흑자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관광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일본은 관광인프라가 촘촘하고 풍성하다. 직항도시가 9개나 되지만 우리나라는 4개에 불과하고, 크루즈 기항부두도 20곳이나 되지만 우리나라는 4곳 밖에 되지 않고, 일본은 호텔 객실이 1,427,107실이나 되는데 우리나라는 88,958실밖에 되지 않는다.

이러한 격차는 국제관광보고서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서 2년 마다 한 번씩 발표하고 있는 ‘관광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관광경쟁력은 2013년 보다 9계단이나 뛰어오른 9위를 기록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2013년 25위에서 2015년 29위로 오히려 떨어졌다.

그렇다면 과연 한국관광과 일본관광은 구조적으로 격차가 나고 있는 것인가? 최근 10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일관되게 성장한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 원전사고, 주변국과 영토분쟁, 미국발 금융위기 등으로 방일 외래객 숫자는 2009년 -18.7%, 2011년 -27.8% 등 두 차례나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우리나라를 찾는 외래객은 지난 2003년 이후 단 한 번도 줄어든 적이 없다.

2011년 9월 엔화는 1달러 77엔에서 2015년 6월 124엔으로 떨어졌지만, 같은 기간 원화는 1,107원으로 변화가 없었다. 우리나라는 환율 덕을 전혀 보지 않은 상태에서 두 자릿수 관광성장을 유지했지만, 일본은 분명히 환율 덕을 보고 있다.

혹자는 개별 비자발급, 면세품목 확대, 하네다공항 증편 등 일본정부의 지속적이면서도 발 빠른 대응을 빗대서 한국관광을 비판한다. 그러나 직접 통관수속을 밟아보라. 어느 쪽이 더 관광친화적인지 아주 쉽게 온 몸으로 알 수 있다. 지난달부터 김포공항도 환승관광객 무비자 입국공항으로 지정한데 이어 오는 9월부터는 환승 기준시간을 24시간에서 72시간으로 확대한다. 아무리 호텔을 지어도 쏟아져 들어오는 방한 외래객을 감당할 수 없다. 제주도, 인천 등 외국인 관광 직접투자도 줄을 잇고 있다. 일본계 호텔체인 도요코인 역시 최초의 해외 직접투자 지역으로 한국을 선택했다.

게다가 아시아시장을 주름잡던 일본 영화와 대중음악은 한류로 대체되고 있다. 일본 비디오게임에서 한국 온라인게임으로 시장 판도가 뒤바뀌는 상황을 상상하는 것도 마냥 허황되게 볼 일도 아니다. 일본관광 희망을 이야기하기에는 이르다. 한국관광 희망을 이야기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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