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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리뷰]'은밀한 유혹' 임수정은 여전히 건재하다
자신의 인생을 한번에 역전시킬 '은밀한 유혹'을 받는다면, 흔들리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은밀한 유혹'은 우리가 한 번쯤은 상상해봤을 법한 로망과 호기심으로 구미를 당긴다.

'은밀한 유혹'은 프랑스 작가 카트린 아를레의 원작 소설 '지푸라기 여자'가 모티브가 된 작품으로 절박한 상황에 처한 여자 지연과 인생을 완벽하게 바굴 제안을 한 남자 성열의 위험한 거래를 다룬 짜릿한 범죄 멜로를 그렸다. '지푸라기 여자'는 1954년 발간돼 오랜 시간 사랑 받아온 작품으로 욕망에 따르는 인간의 심리묘사, 강렬한 서스펜스가 탁월한 작품이다.



한국 정서에 맞게 원작과는 조금 다르게 각색됐다. 번역가였던 힐데가르트는 마카오에서 여행사를 하다가 친구에게 사기를 당해 맥주집에서 서빙하는 지연으로, 회장의 비서이자 60대 노인으로 나온 안톤 코르프로는 김석구 회장이 실수해 다른 여자에게서 얻은 아들로 설정됐다.

성열은 김석구 회장의 마음을 빼앗아 결혼해 유산을 받으면, 그 유산의 반을 자신에게 달라는 제안을 지연에게 한다. 지연이 위험하지만 달콤한 이 제안을 받아들이며 두 사람의 거래는 시작된다. 이 게임이 두 사람의 승리로 이어질 것 같았으나 결혼식 다음날 김석구 회장은 갑자스레 죽어있고, 지연이 살인용의자로 지목된다.

영화를 보는 동안 임수정이 여전히 건재함을 느낄 수 있다. 파도처럼 휩쓸리고 불안한 감정을 흔들리는 눈빛으로 긴장감 있게 묘사해냈다. 그러면서도 신분상승의 욕망도 잡아낸다. 임수정은 지연의 외적 변화보다는 내면 연기를 카메라에 담아 관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했는데, 이 부분은 임수정의 바람처럼 무리없을 듯 보인다. 팜므파탈인지, 그저 연약한 약자인지 선을 긋지 않은 임수정의 연기는 관객들이 감정에 따라가게 만들며, 몰입하게 만든다.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성열을 연기한 유연석도 탁월한 연기와 매력으로 그려냈다. 치명적과 치밀함 사이의 유연석은 그 동안의 필모그래피를 통해 보여준 다층적인 이미지를 강렬하게 발산한다. 원작에서의 중후한 카리스마를 젊은 남자가 지닐 수 있는 매력으로 풀어냈으며 상황에 따라 휙휙 변하는 눈빛 연기는 지금까지 선보인 어떤 모습보다도 매력적이다. 유연석은 '치명적' 그 자체다.

초반에는 긴장감이 떨어지기는 하나, 임수정-유연석의 미묘하면서도 부서질 것 같은 케미스트리가 보완한다. 수위 높은 애정신 없이 눈빛 만으로 섹시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어 김석구 회장이 죽은 후 부터 각자의 욕망에 따라 움직이는 지연과 성열의 모습이 빠르게 전개되며 범죄 멜로의 절정을 찍는다.

윤재구 감독은 여성들의 판타지인 '신데렐라 스토리'를 한국 정서에 맞게 풀어냈다. 원작과는 다른 결말로 책을 읽은 독자들도 품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은밀한 유혹'은 오는 6월 4일 개봉한다. 러닝타임은 110분.
유지윤 이슈팀기자 /jiyoon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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