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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념미술의 거장’ 존 발데사리, 20년만에 대규모 국내 개인전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개념미술(Conceptual art)의 거장 존 발데사리(John Baldessariㆍ1931~)의 대규모 개인전이 20년만에 국내에서 열린다. 6월 3일부터 7월 12일까지 PKM갤러리(종로구 삼청로)에서 발데사리의 근작과 신작(2008~2015) 20여점을 선보인다.

존 발데사리(John Baldessari) [사진제공=PKM갤러리]

발데사리는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으로, 자유와 진보의 상징인 웨스트코스트(West coast)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현대미술가들의 ‘구루’로 칭송받는 작가다. 

1960년대 이미지와 텍스트간의 상호관계에 주목한 회화들로 개념미술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개념미술은 완성된 예술품 자체보다 과정이나 아이디어를 예술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전세계에 확산된 현대미술 사조 중 하나다. 

발데사리는 대중매체에서 차용한 이미지들을 해체하고 재조립한 작품들을 통해, 미디어 이미지가 전하는 메시지를 관습적으로 인식하는 것에 대해 비판을 가하며 주목 받았다. 이미지와 텍스트를 서로 연결되지 않도록 부조화스럽게 조합시킴으로써 뻔한 클리셰(Cliché)를 전복시켰다. 

1970년 ‘화장프로젝트’ 퍼포먼스를 통해 지난 13년동안(1953~1966) 자신이 해 왔던 모든 전통적인 회화 작품을 불태워버리면서 개념미술이라는 새로운 예술세계의 시작을 알렸다. 누벨바그 거장 장 뤽 고다르로부터 영향 받았다고 말하는 발데사리는 영화 스틸 컷에 텍스트를 조합시키는 작업을 통해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시각적인 미니멀리즘에 치중했던 개념미술에 팝아트를 아우르면서 장르의 확장을 시도한 것이다. 현재 발데사리는 설치, 조각, 영상, 사진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실험적인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Double Bill…And Chardin, Varnished inkjet print on canvas with acrylic and oil paint, 178.4×137.2㎝, 2012 Courtesy Marian Goodman Gallery, New York [사진제공=PKM갤러리]

발데사리는 그동안 테이트모던, 휘트니미술관, 메트로폴리탄미술관 등 세계 유수의 뮤지엄에서 수차례 개인전과 회고전을 열어 왔다. 한국에서는 1996년 표갤러리에서 개인전을 통해 소개된 바 있다. 

박경미 PKM갤러리 대표는 “현대미술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발데사리는 사실 1990년대까지 시장의 야인(野人)이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상업갤러리들이 앞장서서 그를 재평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미술시장이 그를 재평가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작품값도 급등했다. PKM갤러리에 걸린 발데사리의 작품 가격은 3억5000만원에서 5억원에 이른다. 그의 초기작 중 하나인 ‘Quality Material(1968)’는 미술경매에서 440만달러(약 45억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지난해 미술전문 매체 아트넷(Artnet)은 그를 미국 웨스트코스트에서 몸값 비싼 작가 톱5에 꼽았다. 

발데사리는 후학을 양성한 공로도 크다. 1970년 칼아츠(CalArtsㆍCalifornia Institute of the Arts)에서 교수 생활을 시작, 2007년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에서 은퇴하기까지 많은 현대미술가들을 양성했다. 리처드 프린스, 데이비드 살르, 셰리 레빈 등이 그의 제자다. 특히 발데사리의 작품들은 현대미술가들 뿐만 아니라 에디 슬리먼과 같은 젊은 패션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주기도 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 2009년 베니스비엔날레는 그에게 평생업적부문 황금사자상을 수여했다.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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