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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간 낸 피아니스트 손열음 “글쓰기, 연주에도 도움”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묘하게도 차 페달과 피아노 페달은 비슷했다. 왼쪽은 단번에 밟고, 오른쪽은 살살 밟는 것도 그렇고.”

“마치 골자가 겉으로 드러나는 투명한 건축물 같던 베토벤 작품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변한다. 교향곡 6번 ‘전원’ 등은 혈기왕성하던 시절 그와 아예 다른 사람이 지은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정신적이고, 숭고하고, 영적이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에세이 ‘하노버에서 온 음악 편지’는 현학적이거나 추상적인 묘사들로 가득한 클래식 서적과 달랐다. 악기, 작곡가, 곡에 대한 이야기를 클래식 초심자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다. 한달에 세번 짐가방을 잃어버리거나, 연주회 때 입을 드레스가 도착하지 않아 평소에 입던 원피스를 입고 연주한 에피소드 등 생생한 이야기도 흥미를 끌었다.

[사진제공=중앙북스]

손열음은 지난 5년 간 신문사에 기고했던 칼럼들을 모아 이번에 책으로 발간했다. 손열음의 어머니 최현숙씨는 “어릴 적 열음이가 하는 일은 딱 두가지, 책 읽기와 피아노 치기였다”고 전했다. 손열음은 원주에서 서울로 레슨을 받으러 오고가는 차 안에서도 책을 놓지 않았다. 독서광답게 손열음의 필력도 범상치않다.

지난 27일 서울 일신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손열음은 “글을 쓰면서 증발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평소 글을 쓸 때 여동생을 독자로 염두에 뒀어요. 여동생은 음악에 관심은 있지만 아는 것은 많지 않은 일반인이예요. 어떨 때는 글이 너무 안 나와서 지면을 그림으로 채울까라는 생각도 해봤어요. 하지만 마감시간이 닥치면 어떻게든 써졌죠. 최고의 영감은 마감시간인 것 같아요”

손열음은 현재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에서 유학 중이다. 하지만 하노버에 가만히 앉아서 글을 쓴 적은 많지 않다.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연주를 하다보니 공항에서, 혹은 리허설장으로 가는 택시 안에서 칼럼을 전송한 적도 있다.

“능력도 안 되고 소재가 다 떨어졌으니 그만둬야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막상 그만두려고 하니 아쉬운 마음이 들어서 계속 하게 됐죠. 제가 연주할 곡을 글로 풀어내면 정리가 돼서 연주할 때도 도움이 됐습니다”

손열음은 “이번 책을 발간하면서 너무 고생을 해서 당분간 다음 책에 대한 미련은 없다”면서도 “기회가 되면 다시 도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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