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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출산 위기 수출로 뚫은 유한킴벌리 주목
기저귀 등 생활용품 5년 연속 2000억 이상 수출 내수시장 한계 극복



[헤럴드경제=조문술 기자]우리 사회의 저출산과 고령화는 기업들에 큰 위기가 되고 있다. 특히, 성장정체에 맞닥드린 내수기반 생활용품 업체들은 이제 한계상황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다. 이런 가운데 수출시장 개척으로 위기를 뚫은 한 생활용품 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유한킴벌리(대표 최규복)는 지난해 하기스 기저귀와 아기물티슈, 화이트/좋은느낌 생리대, 디펜드 언더웨어 등으로 2345억원의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 1조4000억원의 17%다. 유한킴벌리는 2010년 수출 2억달러를 돌파한 이래 5년 연속 2억달러 이상을 세계 5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최근 5년간 누적 수출액은 1조2000억원에 이른다. 
중국 상해의 한 대형마트에서 중국인 부부가 유한킴벌리의 하기스 제품을 구입하고 있다.

수출 확대에 따른 설비투자도 지속됐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최근 5년간 투자금액은 4000억원. 특히, 600억 이상이 투자돼 올해 본가동을 앞둔 에어플렉스 핸드타올 공장은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추가 매출이 기대된다. 이 공장의 수출비중은 70%에 달할 전망이다.

유한킴벌리는 2000년대 초 저출산 기조가 시작됐을 때 수출로 눈길을 돌렸다. 제품도 현지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을 개발, 품질만족도가 높은 제품을 공급하는데 주력했다. 2003년 시작된 기저귀 수출의 경우 중국에 고급 기저귀시장이 없다는 점에 주목해 북경, 상해 등 대도시의 고소득층을 공략했다.

유한킴벌리가 국내 1위를 넘어 해외에서도 각광받는 일등공신은 한국의 소비자들. 기저귀 하나를 선택할 때에도 흡수력, 통기성, 착용감, 샘방지, 부드러움, 편안함, 두께, 냄새, 디자인, 신축성, 뒷처리 편리성 등을 따지기 때문이다. 흡수력 하나만 해도 단순히‘더 많이 더 빨리’가 아니라 통기성과 샘을 고려해 아기 엉덩이가 보송보송할 수 있는 최적의 흡수성능을 요구하는 수준이다. 이같이 엄격하고도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한 혁신노력이 지금의 결과를 낳았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 덕분에 6개월 안에 신제품을 출시할 수 있는 역량을 구축했으며, 제품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매년 사전 품질테스트와 시장조사에 참여하는 고객만 수만명에 이른다.

수출시장과 제품 가짓수도 늘어나고 있다. 북경, 상해 등 중국 주요도시에서 프리미엄 기저귀 시장 1위를 지속하고 있는 하기스 기저귀는 영국, 이탈리아 등 서유럽을 비롯해 일본까지 수출지역을 확대했다. 내수 전용제품으로 여겨졌던 아기물티슈는 천연펄프 원단을 적용한 차별화된 제품으로 뉴질랜드, 호주에서만 누적 수출 200억원을 기록했다.

유한킴벌리 최규복 대표는 29일 “저출산과 고령화 위기를 경영혁신의 기회로 삼고 수출로 시장을 전환 중”이라며 “동종설비 중 최고의 생산성과 최다 규격외 제품비율로 다양한 수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어 수출확대에 힘이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유한킴벌리는 1970년 3월 유한양행과 킴벌리클라크의 합작사로 설립됐다. 합작기업이 지닌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 오히려 모기업의 글로벌망을 활용해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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