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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김성훈]백수오 논란 한달
‘가짜 백수오’ 파문이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22일 한국소비자원이 백수오 제품을 조사ㆍ발표한 뒤 한달이 지났지만, 파문과 관련한 어떤 것도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시중에 유통 중인 백수오 제품 207개를 전수조사해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가 들어갔는지를 검사한 결과 40개에서는 이엽우피소가 검출됐지만, 157개 제품은 혼입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했다. 제품 제조 과정에서 열이나 압력으로 인해 DNA가 파괴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전체 제품 중 75.8%가 아직도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니 전수조사라는 말은 무색하다.

특히 건강기능식품은 조사 대상 59개 제품 중 58개가 진짜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 중 45개는 가짜 백수오 파문의 출발점이 된 내츄럴엔도텍 원료를 사용한 제품이다. 식약처 발표를 통해 가짜 백수오 제품을 골라내기를 기대했던 소비자들은 더욱 종잡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엽우피소의 유해성 여부도 불명확하다. 식약처는 한국독성학회 등의 자문을 얻어 “이엽우피소는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한국독성학회는 오히려 “이엽우피소 유해성 여부를 아직 알 수 없는 단계이니 최종 결론이 나올 때까진 섭취하면 안된다”고 맞서고 있다. 식약처는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이엽우피소 독성 시험을 진행하겠다고 했지만 최종 발표까지는 2년이나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명확한 결론은 커녕, 흐지부지될 가능성도 커 보이는 것이다.

무엇보다 백수오 자체가 기능성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일고 있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고 있다. 백수오의 폐경기 증상 완화 효과를 밝힌 임상 논문은 두 편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임삼 실험 대상이 너무 적은데다 내츄럴엔도텍의 관여 하에 작성돼 객관성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식약처 임무는 식품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시장에 제공하는 데 있지만, 백수오 파문 한달 동안 이에 관련한 시원한 설명은 없었다. 그 사이 애꿎은 소비자, 농민, 투자자만 깜깜이 신세가 돼 속을 끓였을 뿐이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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