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이재용 삼성그룹 경영 정점에 서다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이재용의 삼성’ 큰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삼성그룹이 지난 2년동안 진행한 지배구조 개편작업에서 한 획을 그었다.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인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9월 1일자로 합병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제일모직과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 대주주인 삼성물산이 통합되는 것이다. 

이번 합병은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오너 3세의 지배력 강화와 출자구조 단순화를 단숨에 이뤘다는 이유에서다. 이 부회장은 이번 합병을 통해 삼성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한층 강화했다. 합병된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전자를 직접 지배하는 구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제일모직이 가진 삼성생명 지분까지 고려하면 이 부회장은 전자와 금융 그룹 핵심축에 강한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 셈이다. 그동안 이 부회장은 핵심계열사인 삼성전자 지분이 0.57%에 불과해 지배력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출자구조도 단순해졌다. 삼성그룹은 제일모직과 삼성생명, 삼성전자 등으로 이어지던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를 가졌다. 합병후에는 삼성물산이 그룹의 양대축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을 거느리는 수직에 가까운 구조가 된다. 이에 우회적이고 간접적인 지배로 받던 비판과 견제에서도 어느정도 벗어나게됐다는 평이다. 이번 합병이 승계과정에서 불거질 문제를 말끔히 정리한 묘수인 이유이기도 하다.

경영권 승계 밑그림이 완성되면서 이 부회장도 삼성 그룹 경영의 정점에 섰다. 재계는 삼성물산 최대주주 자리에 이 부회장이 올라섰다는 점을 눈여겨보고 있다. 삼성물산이 1938년 대구 삼성상회에 시작한 그룹의 모태이기에 상징성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상징적인 조처도 잇따랐다. 앞서 이부회장은 이달초 삼성문화재단·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부친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의 공식 직함 3개 중 2개를 물려받은 것이다. 이 회장이 병상에 있는만큼 회장직을 당장 물려받을 수는 없지만 부친의 직함을 물려받는 것으로 경영권 승계를 공식화했다는 분석이다.

이 부회장은 다음달 1일에는 이병철 선대회장을 기리는 호암상 시상식도 부친을 대신해 주관한다. 호암상 시상식은 삼성그룹 안팎에서 총수가 주관하는 대표적인 공식행사로 여겨진다. 이 부회장이 그룹 내 유일한 승계자라는 점이 여러모로 드러났다고 재계는 보고 있다. 사실상 형식적인 대관식만 남겨뒀다는 얘기다. ‘이재용 시대’가 막이 오른 셈이다.

/ko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