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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ㆍ美ㆍ日 6자회담 수석 회동 ‘본 게임’ 시작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넉달 만에 개최된 한ㆍ미ㆍ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은 대북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중국과 연쇄 회동도 진행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 중국의 대북 압박 공조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이번 회동도 ‘보여주기식’ 외교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앞서 한ㆍ미ㆍ일 3국은 한ㆍ미, 한ㆍ일, 미ㆍ일 양자회담에 이어 3국 수석대표 모두가 참석한 만찬에서 북핵ㆍ북한 문제를 두고 사전 협의 과정을 거쳤다. 조율된 내용을 바탕으로 전체회의에서는 북핵 문제의 실질적인 진전을 위해 억지ㆍ압박ㆍ대화의 측면에서 다각적인 검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3자협의 만찬 모습(출처=외교부)

특히 이번 회동의 초점은 정체된 비핵화 대화보다는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지해야 한다는데 3국이 인식을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행동 변화를 견인할 ‘수위 높은 압박’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논의에는 최근 북한의 군사적 도발과 북한 내부의 급격한 정세 변화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사출 시험에 나서고, 핵 타격 수단의 소형화ㆍ다종화를 공언하고 있다. 현영철 전 인민무력부장을 숙청한 것도 북한 내부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는 북한이 내부적으로 비핵화를 대화 의제로 삼을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일은 강력한 대북 경고 조치라는 큰 그림을 내놓기 위해 중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미일 3자에 기초한 4자 공조 하에 대북 압박을 가중시킨다는 전략이다.

한미 수석대표는 28일부터 이틀간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한ㆍ중, 미ㆍ중 양자 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우리 측 수석대표는 북한 제재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측 수석대표는 방한 전인 25일 중국을 방문해 우 대표와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도 북핵ㆍ북한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건설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중시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가운데 “한ㆍ미ㆍ중 6자회담 수석대표 3자가 한 자리에서 회의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중국이 한미일이 내놓은 대북 압박책에 얼마나 호응해줄 지는 미지수다. 중국도 최근 김정은 체제의 즉흥성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으나 대북 압박 공조보다는 완충지대 역할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미국의 요구에 따라 북한을 강하게 압박했을 때 자신들의 외교적 입지에 도움이 안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며 “최근 미국의 대중 압박이 계속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전략적인 측면에서 중국이 북한을 버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연구원은 “중국이 한미중 6자회담 수석대표 3자 회동이 아니라, 양자회담의 방식을 택한 것은 여전히 북한의 입장을 고려하는 제스처”라고 설명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한미일이 3자 회담을 통해 얻은 결과가 중국과 일치하는지 찾는 게 관건”이라며 “만약 그렇지 않다면 지금 같이 어려운 상황에서 분위기나 생색내는 것에 불과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a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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