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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자 스포츠 아나운서 ②> 윤태진, 정인영 “제2의 OO 보단 새로운 길을 열어주고 싶다"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윤태진(29)ㆍ정인영(31) 아나운서는 지난 2011년 나란히 KBSN스포츠에사 아나운서로 출발한 입사동기다. 1세대 야구여신으로 불린 김석류부터 지난해 최희까지 ‘스물 아홉살 여자 아나운서가 여덟 명이 퇴사했다’는 비운의 징크스를 안은 채널에서 어느덧 ‘중견’ 소리를 듣는 5년차가 됐다. 한 때는 순환이 빨랐던 여자 스포츠 아나운서의 세계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 보니 안타까운 마음도 적지 않다. 

채널을 바꿔 이동하고,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여자 스포츠 아나운서들의 대이동이 새삼스럽지 않은 업계에서 윤태진 정인영 아나운서는 KBSN스포츠에서 5년을 함께 한 입사동기로, ‘아이 러브 베이스볼’의 평일과 주중 진행자로 활약하며 야구팬들과 만나고 있다.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여자 스포츠 아나운서들, 그만 두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안타깝죠. 그게 솔직한 저희들의 마음이예요.”(윤태진)

“누구에게나 가혹하다 싶을 정도로 매섭게 몰아치는 시기가 있어요. 조금만 더 버티고 이겨내면 또 다른 시각을 갖게 되거든요.”(정인영)

선후배를 통틀어도 유일하게 남아있는 동기이다 보니 두 사람에겐 서로의 존재가 든든하다. 언니 동생으로 옆자리를 지켜주면서도 서로를 향한 짖궂은 장난도 서슴치 않는다.

채널을 바꿔 이동하고,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여자 스포츠 아나운서들의 대이동이 새삼스럽지 않은 업계에서 윤태진 정인영 아나운서는 KBSN스포츠에서 5년을 함께 한 입사동기로, ‘아이 러브 베이스볼’의 평일과 주중 진행자로 활약하며 야구팬들과 만나고 있다.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두 사람이 스포츠 아나운서가 된 계기는 달랐다. 한국무용을 전공하고, 미스 춘향 선발대회까지 나갔던 윤태진은 아나운서 시험 준비를 막 시작하던 때에 “운이 좋아” 취업시장을 통과했다. 5년 동안 지상파 아나운서를 준비하던 중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스포츠 아나운서 시험을 본” 정인영은 이 직업을 ‘전화위복’이었다고 말한다. 한 살 차이 오빠 덕에 스포츠에 대한 이해가 있던 정인영과 달리 1년차 시절엔 ‘스포츠 문외한’이었던 윤태진에게 정인영은 마치 남자친구처럼 종목마다 관전 포인트를 알려주기도 했다. 

채널을 바꿔 이동하고,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여자 스포츠 아나운서들의 대이동이 새삼스럽지 않은 업계에서 윤태진 정인영 아나운서는 KBSN스포츠에서 5년을 함께 한 입사동기로, ‘아이 러브 베이스볼’의 평일과 주중 진행자로 활약하며 야구팬들과 만나고 있다.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체계적인 과정을 거쳐 여자 스포츠 아나운서를 육성하는 KBSN에서 단련된 두 사람은 현재 숱한 ‘야구여신’을 배출했던 ‘아이 러브 베이스볼’의 평일과 주말 진행자로 채널을 대표하고 있다. 프리랜서 방송인으로 활동 중인 최희 아나운서의 퇴사 이후 ‘알럽베’의 평일 MC 자리를 맡은 윤태진과 축구, 야구, 배구부터 당구(‘죽빵의 전설’ 방송예정)를 넘나들고 예능(마카롱)까지 종횡무진하고 있는 정인영까지 가세하니 두 사람의 두터운 팬층만으로도 KBSN은 경쟁력이 생겼다. 

채널을 바꿔 이동하고,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여자 스포츠 아나운서들의 대이동이 새삼스럽지 않은 업계에서 윤태진 정인영 아나운서는 KBSN스포츠에서 5년을 함께 한 입사동기로, ‘아이 러브 베이스볼’의 평일과 주중 진행자로 활약하며 야구팬들과 만나고 있다.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사실 3사(KBSN스포츠, MBC스포츠플러스, SBS스포츠) 매거진 프로그램은 똑같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비슷한 포맷이예요. 하지만 아무리 비슷하다고 비쳐질 지라도 저희는 가장 먼저 만든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이고, 붐을 일으킨 시작점이기에 업계를 선도해야한다는 책임감이 있어요.”(윤태진)

“채널의 색깔을 이야기하는 데는 비슷한 프로그램의 출발이었다는 정통성을 빼놓을 순 없을 것 같아요. 더불어 야구에 대한 이해가 높은 선수 출신 PD와 제작진과 있어 전달의 폭이 넓고 깊어요. 빠트리지 않아야할 것들을 잘 챙겨가죠.“(정인영)

채널을 바꿔 이동하고,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여자 스포츠 아나운서들의 대이동이 새삼스럽지 않은 업계에서 윤태진 정인영 아나운서는 KBSN스포츠에서 5년을 함께 한 입사동기로, ‘아이 러브 베이스볼’의 평일과 주중 진행자로 활약하며 야구팬들과 만나고 있다.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천편일률적이라는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은 야구팬들 사이에선 좋아하는 팀의 중계방송과 이어져 채널이 고정된다. 그 안에서 존재감을 가져가는 것은 쉽지 않지만 두 사람은 “가장 중요한 것은 야구”라며 “아나운서는 자신의 색깔보다는 야구를 이야기하는 전달자”라는 데에 입을 모은다.

정형화된 틀 안에서 ‘각자의 색깔’을 보여줘야 생존하리라는 강박에 사로잡혔던 때도 있었다. “‘내가 유명하지 않아서 자리를 못 잡는 건가’ 이런 생각을 할 때도 있었어요. 초점이 잘못 가있었던 거죠. 연차가 쌓이면서 드는 생각은 야구 프로그램에선 야구가 최우선이고, 우린 그 뒤에 있는 사람들이라는 점이예요.”(윤태진)

채널을 바꿔 이동하고,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여자 스포츠 아나운서들의 대이동이 새삼스럽지 않은 업계에서 윤태진 정인영 아나운서는 KBSN스포츠에서 5년을 함께 한 입사동기로, ‘아이 러브 베이스볼’의 평일과 주중 진행자로 활약하며 야구팬들과 만나고 있다.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그 안에서 가장 자연스럽고 편안한 모습으로 자리하자 두 사람은 자신들의 이름 앞에 붙는 숱한 별칭만큼이나 인지도가 높아졌다. ‘라리가 여신’부터 ‘골반깡패’(정인영), ‘태콩’(윤태진) 등 연예인 못지 않은 수사들이다. “정인영이 다른 아나운서들에게 찾아볼 수 없는 섹시한 이미지의 매력과 자기 색깔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방송인에겐 큰 장점”(윤태진)이기도 하지만 전문성을 갖춰야 하는 직업군인데도 ‘이미지’로 소비된다는 점은 스포츠 아나운서들이 넘어야할 벽이었다.

채널을 바꿔 이동하고,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여자 스포츠 아나운서들의 대이동이 새삼스럽지 않은 업계에서 윤태진 정인영 아나운서는 KBSN스포츠에서 5년을 함께 한 입사동기로, ‘아이 러브 베이스볼’의 평일과 주중 진행자로 활약하며 야구팬들과 만나고 있다.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문득 슬퍼질 때가 있긴 해요. 사람인데, 없을 순 없죠. 연예인과 아나운서의 중간적인 잣대로 평가될 때가 많으니까요. 그런데 그걸 이유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결국엔 저만 힘들더라고요. 다른 에너지로 승화시키거나, 아예 닫아버리지 않으면 슬퍼지죠.”(정인영)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안 좋게 보는 분들이 있는 반면 좋아하는 분들도 있고, 우려하는 분도 있어요. 사람마다 생각이 너무 다양해 어디에 맞출 수가 없죠. 시선에 신경쓰지 않고 내 앞에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다보면 선입견이 깨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하는 거죠. 자기 선택에 대한 책임도 스스로 져야하는 거고요. 그렇지 않으면 이 일과 스포츠가 싫어져요.”(윤태진)

채널을 바꿔 이동하고,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여자 스포츠 아나운서들의 대이동이 새삼스럽지 않은 업계에서 윤태진 정인영 아나운서는 KBSN스포츠에서 5년을 함께 한 입사동기로, ‘아이 러브 베이스볼’의 평일과 주중 진행자로 활약하며 야구팬들과 만나고 있다.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준연예인과 같은 중간자적 위치에서 ‘전문성’으로 살아남으려 무던히도 애쓰던 지난 5년을 보내오자 두 사람은 돈독한 사이만큼이나 직업인으로서의 마음가짐도 단단해졌다. “방송인으로 치자면 이제 시작 단계”인데, 여자 스포츠 아나운서의 세계이기에 ‘중견’이라고 불리는 것은 나아가야할 길에 대한 고민이 담겨 이들 스스로를 단련시켰다.

“여자 스포츠 아나운서가 수명이 짧은 건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구조적인 부분도 있고, 주변의 상황과 본인의 선택도 있겠죠. 주변에서 그 곳에 있게 두지 않기도 하고요. ‘꽃’이라고 표현하잖아요. 실제로 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그 꽃을 꺾으려 하는 것이 우리를 더 빨리 단련시키죠.”(정인영)

“성숙하고 성장하지 않으면, 빨리 마음을 내려놓고 중심을 잡지 않으면 버티기 쉽지 않은 환경이니까요.”(윤태진)

‘중견’이라지만 어느 때보다도 한창 재밌게 방송을 하고 있는 두 사람은 지금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가야 하는” 선배로서의 길을 고민한다.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가야하는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희 두 사람이 오랜 시간 이렇게 함께 하고 있다는 것 역시 오래 남을 이야기가 되리라고 생각하고요. 제2의 OO이 아니라 새로운 길을 열어준 사람이 되고 싶죠. 후배들에게 또 다른 길을 열어주며 선택지를 늘려주고, 방향성을 제시하고 싶어요.”(윤태진, 정인영)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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