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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스템반도체, IoT가 기회다]국내유일 MEMS팹, 살릴 방도 없나
[헤럴드 분당판교=오은지 기자]지난 연말, 인천 송도의 국내 유일한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전용 공장(팹)인 지멤스팹이 가동을 멈췄다. 지난 2012년 지식경제부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보유하고 있던 RFID/USN센터 공장을 민영화하면서 국내 MEMS 산업 활성화의 주축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 2년도 안돼 무산됐다.

공장을 가동하면 할수록 적자가 쌓여 누적적자가 쌓이는데다 마땅한 고객사도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상철 지멤스 대표는 "민간 중소 기업이 운영하기가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고부가가치 멤스산업, 한국은 불모지
멤스는 이름 그대로 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미터) 초소형 기계장치와 전자회로를 집적해 반도체 공정에서 구현한 소자를 말한다. 사물의 이동성과 위치를 파악하는 자이로스코프, 가속도 센서 등 모션센서와 마이크로폰 등 음향센서, 압력센서 등이 멤스 공정에서 생산된다. 전자기기에 일정한 전기신호(클록) 주파수를 보내는 오실레이터 등도 이제는 멤스기술로 구현하고 있다.

지난 1990년대 후반부터 기술 개발이 이뤄졌지만 스마트폰 시장이 확대되면서 급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욜디벨러프먼트에 따르면 지난 2013년 멤스시장 규모는 110억달러(약 12조원)에 이른다. 특히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개화하면 멤스센서 시장은 더욱 카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018년에는 230억달러(약 26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스마트폰 이후 신성장동력으로 IoT를 꼽는 국내는 멤스산업이 거의 불모지나 다름 없다. 전세계 멤스 시장은 독일 보쉬, 미국 TI, 이탈리아 ST마이크로, 미국 HP 등이 석권하고 있다. 세계 10위권 업체 중 국내 회사가 없을뿐더러 멤스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회사도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멤스 개발에 나선 업체들은 꽤 있지만 고객사 확보 문제, 국내 인프라 부족 등으로 양산에는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인프라 중요성에는 공감, 투자 해법은 無
반도체 외주생산(파운드리) 업계 1위 업체 TSMC 덕분에 대만 반도체 산업이 성장했듯 국내에서도 차세대 공정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있었다. 지난 2012년 지식경제부 산하 기관이 보유하던 팹 지분을 나누면서 멤스팹에 투자한 것도 같은 취지에서다. 하지만 적자가 쌓이기 시작하면서 정부, 민간 양측 모두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민간으로서는 수익성이 나지 않는 공장을 계속 투자하기는 부담스럽다. 현 정부 들어 관리 주체인 nipa가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산하에서 미래창조과학부 산하로 이동하면서 예산 지원을 받기가 쉽지 않다. 연구개발(R&D) 위주 미래부로서는 양산팹을 지원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차세대 성장 동력과 관련 있는 영역인만큼 범부처간 논의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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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 지멤스 공장.


on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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