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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인, 스위스서 '원정 안락사'…찬반논란 가열
사진=blackpoolgazette.co.uk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안락사가 법으로 금지된 영국에서 한 남성이 스위스의 한 병원을 찾아가 안락사를 선택해 영국 내 안락사 논쟁을 가열시키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블랙풀가제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영국 랭카스터에 사는 제프리 스펙터(54)는 지난 22일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한 병원에서 안락사했다.

그의 죽음이 시선을 끈 이유는 그가 사망 당시 당장 죽음에 이를 상황은 아니었다는 점 때문이다.

그는 숨을 거두기 몇 시간 전에 촬영한 동영상에서 “내 병이 한계선을 넘어선 것으로 느끼고 있고 상태가 더욱 악화하고 있다”면서도 “내가 성급하게 행동한 측면도 있다”며 죽음이 임박한 상황은 아니었음을 인정했다.

그는 “가족들과 친구들이 하지 말라고 했지만 나는 이게 우리 모두에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둘째 딸이 대학입학시험을 볼 때까지 안락사를 미뤄왔다고도 했다.

스펙터는 스위스로 떠나기 직전 가족들과 ‘최후의 만찬’을 하기도 했다. 물론 가족들도 그의 의도를 이미 알고 있었다.

스펙터는 6년 전 척추에 수술이 불가능한 암종양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고 이후 치료 방법을 찾았으나 소용이 없었다.

논란이 일자 가족들은 성명을 내고 “치료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졌을 때 그는 위엄있게 생을 마감하고 싶었다는 생각이 뚜렷했다”면서 “특히 그는 마비된 상태나 가족들에 간병을 의존해야 하는 가운데 생을 마치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분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초 그의 상태는 그의 생각에 곧 신체가 완전 마비되리라고 믿을 만큼 악화됐고, 그래서 병원에 안락사를 예약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어렵고 고통시간스러운 시간이었지만 우리 가족은 그의 결정을 100% 존중한다”고 했다.

영국에서는 안락사나 조력자살이 불법이다. 관여된 사람은 최고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

스펙터의 사례로 의회에서 진행 중인 안락사 허용 논쟁은 가열될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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