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게 힘들다’ 유서불구…생활형편 곤궁치 않아


경기도 부천에서 세 자매가 실직 등으로 생활고에 시달려 동반 자살을 택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들의 생활형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만큼 곤궁하지는 않은 것으로 드러나 정확한 사망 원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5일 부천 원미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께 A(여ㆍ33), B(여ㆍ31), C(여ㆍ29) 씨 세 자매가 부천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 씨와 B 씨는 아파트 주차장 입구에서, C 씨는 아파트 안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 세 자매는 공통적으로 ‘사는 게 힘들다. 이대로 살고 싶지 않다. 화장해서 뿌려달라’는 취지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모두 미혼인 이들은 유치원 보육교사나 간호조무사로 일하다가 최근 실직했다. 이들의 어머니 D 씨는 경찰 조사에서 “딸들이 직장을 그만두면서 최근 들어 경제적으로 어려워졌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이들이 살던 아파트(76㎡형)는 D 씨 소유로 시세가 2억3000만 원에 이른다. D 씨는 빚도 없고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도 아닌 것으로 알려져 생활고가 자매의 자살 동기가 아닐 수도 있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어머니 D 씨도 경찰 조사에서 “생활고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아파트 안방에서 숨진 채 발견된 C 씨의 목 부분에는 경미하게 졸린 흔적이 확인돼 C 씨의 사인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이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이들 자매의 시신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세진 기자/jin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