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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지배구조 단순화…삼성물산 중심으로 생명ㆍ전자 지배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26일 합병을 결의하면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7월 주주총회를 거쳐 오는 9월 1일자로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다.

합병회사의 매출은 2014년 기준 34조원으로 건설·상사·패션·리조트·식음료를 아우르는 초대형 종합 서비스 기업이 탄생한다.
양사는 핵심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과 시너지를 강화해 2020년 매출 60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더욱이 삼성의 신수종 사업인 바이오 사업의 최대주주로도 참여한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6.3%, 4.9%를 각각 보유해 지분 합계가 51%를 넘는다.

▶이재용 제일모직 지분 23.2%→합병회사 16.5%=합병 결의에 따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의 지분 보유 현황이 일정부분 바뀌게 된다. 현재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한 이 부회장은 합병회사 지분 16.5%를 갖게 된다.

이 부회장의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사장은 현재 제일모직 지분을 각각 7.8%씩 보유하고 있는데, 합병 후에는 합병회사 지분 5.5%를 보유하게 된다.

이건희 회장은 제일모직 지분 3.4%, 삼성물산 지분 1.4%를 갖고 있는데 합병 후에는 합병회사 지분 2.9%를 보유하게 된다. 이에 따라 이 회장과 이 부회장 등 오너 일가의 합병회사 지분은 30.4%에 달하게 된다.

이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기준 주가에 따라 1대 0.35로 합병을 결의한 데 따른 결과다.

오너 일가 지분이 30%를 약간 초과함에 따라 공정거래법상 내부거래 규제 대상이 된다.

재계 일각에서는 인위적으로 오너 지분을 30% 아래로 줄여 규제를 피하려 할 수도 있었지만 삼성이 이런 우회로를 택하지는 않은 것으로 해석했다. 지분 변화가 대주주 과세에 미치는 영향도 현재로선 변동이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순환출자구조는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단순화= 그동안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는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전기·삼성SDI→제일모직’으로 이뤄져 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하게 되면 순환출자 구조가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 또는 합병회사인 삼성물산에서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구조로 단순화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이 그동안 수차례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30개가 넘는 기준 순환출자 구조를 단순하게 만들어왔는데, 이번 합병 결의를 통해 삼성물산이 생명과 전자를 지배하는 일차적 단순 구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삼성그룹은 그동안 제일모직 소재부문-삼성SDI 합병 결의(2014년 3월), 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 합병 결의(2014년 9월), 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 합병 무산(2014년 11월), 삼성SDS 상장(2014년 11월), 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삼성토탈·삼성종합화학 한화그룹으로 매각 결정(2014년 11월), 제일모직 상장(2014년 12월) 등 일련의 재편 작업을 진행했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재추진 작업은 당분간 보류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지주회사 추진 작업도 당분간 미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단순화 작업을 ‘세팅’해놓은 만큼 수십조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한 지주사 전환 작업에 착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삼성의 지주회사 시나리오는 삼성전자를 사업회사와 홀딩스(투자회사)로 인적 분할한 뒤 제일모직 또는 삼성물산과 합병하는 방안, 삼성생명을 금융중간지주회사,제일모직을 제조부문 중간지주회사로 각각 전환하는 방안 등이 검토돼왔다.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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