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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세계유산 추진하는 강제 징용시설 7곳은?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일본은 지난해 산업혁명의 유산이라고 주장하며 산업시설 23곳을 세계문화유산 등재 신청에 나섰다. 이 가운데 조선인 강제징용 피해가 발생한 곳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일간 과거사 문제가 재촉발됐다.

우리 정부는 일본이 강제노동은 외면한 채 단순히 산업혁명 시설로 미화하는 것은 또 하나의 역사왜곡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등재 자체를 막기 어렵다면 조선인 강제징용이 있었다는 사실을 어떤 형식으로든 포함시키는 등 다양한 대응방안을 마련 중이다.

현재 일본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시설 중 논란이 되는 곳은 나가사키 현에 위치한 미쓰비시 나가사키 조선소에 포함된 제3드라이독, 자이언트 크레인, 옛 목형장(木型場)과 다카시마 탄광과 하시마 탄광, 후쿠오카현에 있는 미이케 탄광과 야하타 제철소 등 총 7곳이다. 

일제 강점기 5만7900명의 조선인이 동원 돼 94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비운의 역사를 담고 있는 장소들을 살펴본다.

▶미쓰비시 나가사키 조선소(제3드라이독ㆍ자이언트 크레인ㆍ옛 목형장)=나가사키 현에 위치한 나가사키조선소는 일본 조선 사업의 초석이 된 곳이다. 이 조선소에는 조선인 4700여 명이 군함을 만드는데 강제 동원됐다가 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로 이 중 1800명 이상 숨졌다.

일본은 현재 이 조선소의 드라이독, 크레인, 목형장을 각각 별도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고 하고 있다. 제3드라이독은 배를 건조하거나 수리하는 시설로 만들어진 지 100여년이 지났지만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자이언트 크레인도 1909년 첫 선을 보인 이후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크레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1989년 세워진 목형장은 배에 사용될 부품을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한 공장으로 알려졌다.

▶다카시마 탄광=다카시마 탄광은 1881년 탄광을 매입한 미쓰비시 그룹에 의해 운영되었다가 1987년에 폐쇄되었다. 강제노역으로 끌려온 조선인만 무려 4만명에 달할 정도로, 7곳의 산업시설 중 가장 많은 조선인이 강제 징용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하시마 탄광=하시마 섬은 나가사키 앞바다에 위치한 섬으로 해저탄광이 있는 곳이다. ‘미쓰비시광업’이 메이지시대부터 경영했고 1974년 폐광 이후 40년이 넘도록 폐허 상태를 유지했다.

하시마 탄광은 한번 들어가면 살아서는 못 나온다는 의미에서 ‘지옥도’, ‘감옥도’라는 별칭으로 더 유명한 곳이다. 강제 동원된 600여명의 조선인들은 바다 밑 1km까지 갱도를 파고 들어가야 했다. 이 과정에서 바닷물은 시도 때도 없이 밀려들었고 갱도 안 온도는 30도, 습도만 95%가 넘으면서 지옥을 연상시켰다. 이곳 지하에서는 유독가스가 유출되면서 조선인 강제 징용자 94명이 숨지기도 했다.

노동 착취를 견디지 못한 조선인들은 이곳을 떠나기 위해 야반도주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섬에서 도주 하는 동안 익사하거나 감시하던 사람에게 연행돼 고문을 당했다는 기록도 나타나고 있다. 

▶미이케 탄광=후쿠오카 현에 위치한 미이케 탄광은 1889년 문을 열고 ‘미쓰이 물산’을 통해 운영됐다. 미이케 탄광의 석탄은 미쓰이 항을 통해 운송되었는데, 이 두 곳에 강제 동원된 조선인 강제노역자 수만 약 9200명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단기 강제노역에 동원된 경우를 합하면 그 인원만 약 1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야하타 제철소=후쿠오카 현에 위치한 야하타 제철소는 1901년 처음 문을 열었다. 패전까지 일본 내 철강 생산량의 반을 점유했던 이곳에서는 약 3400명의 조선인 강제 노역자들이 동원됐다.

ana@heraldcorp.com



사진1=하시마섬

사진2=미쓰비시 나가사키 조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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