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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환자 세포 이식한 ‘아바타 쥐’… 암 치료 혁신 가져올까
[헤럴드경제] 암환자의 유전자를 이식한 ‘인간화 마우스(Humanized Mouse)’가 암환자에게 적합한 항암제를 찾아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간화 마우스는 특별한 조작으로 면역력을 완전히 제거하고 인간의 유전자, 세포, 조직, 기관 등을 이식한 실험쥐를 말한다. 보통 인간의 조직은 쥐의 체내에 이식하더라도 쥐의 면역력의 공격을 받아 죽어버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주의 면역력을 제거하면 인간의 세포ㆍ조직이 쥐의 몸 안에 그대로 남게 된다. 면역력이 제거된 쥐의 체내에 암환자의 암 조직을 옮겨, 암 환자 개인의 특성을 지닌 ‘아바타 실험쥐’를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이를 전문용어로는 ‘환자유래암세포이종이식(PDTX)’이라 부른다.

이런 쥐를 여러 마리 만들고 여기에 각종 항암제의 효능을 미리 시험하면 환자에게 가장 잘 맞는 항암제를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간 의사들은 암 환자에게 항암제를 처방하더라도 환자의 체질에 맞지 않아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겪어야 했다. 심지어 한시가 급한 암환자가 자신에게 맞는 항암제를 찾느라 몇 달을 허송하기도 한다. 인간화 마우스는 이런 일을 방지해 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화 마우스 기술은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면역력이 없어 공기 중 병원균 등 미세한 자극에도 극히 민감해 관리가 까다롭다. 따라서 무균시설과 고도로 훈련된 전문가가 필요하다.

국내에서 관련 사업을 준비하는 기업이 전자공시시스템 투자설명서에 공시한 바로는 환자 한 명에 드는 비용이 1500만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동물 비용이 별도로 드는데, 실험쥐 자체 단가도 무시 못 할 수준이다.

미국의 비영리 연구기관 잭슨랩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면역력 제거 실험쥐(NSG)의 단가는 최소 100달러(약 11만원)가 넘는다. 환자마다 아바타 쥐는 100마리 정도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런 비용을 무릅쓰고서라도 ‘인간화 마우스’를 선택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효능 없이 한 달에 수백만원씩 드는 항암제를 몇 달씩 복용해 날린 비용에다, 돈으로 살 수 없는 시간까지 따진다면 거금을 투자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학계에서는 향후 이 기술이 발전해 상용화될 만큼 가격이 내려가고, 실험쥐의 몸속에 암을 만들어내는 기술도 발전하면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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