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하리가 인기가 높아지면 누가 가장 기뻐할까. 이를 생산하는 롯데주류일 것이다. 반대로 순하리가 인기를 얻으면 누구 가장 슬퍼할까. 아마도 순하리의 경쟁상대일 것이다.
그렇다면 순하리의 경쟁상대는 누구일까. 이 질문에 대해서는 답이 엇갈린다. 부산 경남 지역의 소주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무학’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롯데주류 자신일 수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무학’을 순하리의 경쟁상대로 꼽는 이는 시장 점유율에 근거를 두고 있다. 2013년 기준으로 국내 소주시장은 하이트진로 44.4%, 롯데주류 17.2%, 무학 15.1%를 차지하고 있다. 무학이 부산 등 서부경남 지역에서 순한 소주 ‘좋은데이’를 바탕으로 시장 2위로 부상하려고 하자, 이를 저지하지 위해서 롯데주류가 14도의 ‘처음처럼 순하리’를 만들었고 부산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물량을 공급했다는 설명이다.
시장 점유율 경쟁을 중심에 둔 해석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롯데주류가 부산 경남 등 저도주가 인기를 끌고 있는 시장 중심으로 물량을 공급했다는 점에서 설득력 있게 들린다.
순하리 경쟁상대가 롯데주류일 수 있다는 점은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 현상에 근거를 둔 해석이다. 이는 한 기업의 신제품이 기존 주력제품의 시장을 잠식하는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처음처럼 순하리’가 인기를 얻으면서 롯데주류의 주력 제품인 ‘처음처럼’의 시장이 잠식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이런 이유로 관련업계에서는 롯데주류가 순하리의 공급량을 한꺼번에 늘릴 수 없으며, 시장 반응을 보면서 순차적으로 늘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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