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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청소노동자를 보는 대학생들의 두가지 시선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대학생들은 학내 청소 노동자들을 ‘대학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고 있을까.

최근 임금 등 처우개선 문제 등으로 여러 대학교에서 학교와 청소노동자간의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대학생들의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20일 새벽 서울 노원구 서울여대에서는 청소노동자들이 임금 삭감에 반대하는 농성을 하며 걸어둔 19개 천막이 일제히 풀려 검은색 비닐봉지에 담겼다. 
농성장이 있는 행정관 입구에 붙은 문구들

축제를 앞두고 캠퍼스 미관을 해친다며 서울여대 총학생회가 청소노조 측과의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철거한 것이다.

총학 측은 “학교에 ‘노조와 조속한 해결을 바란다’는 공문을 보내 협조를 요청했지만 축제 전날까지 해결되지 않아 직접 철거를 결정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농성장이 있는 행정관 입구에 붙은 문구들

그러나 농성 당사자인 이삼옥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여대분회장은 “학생회가 직접 찾아와 상의했다면 협조를 해 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학생들이 청소노동자들을 학교 구성원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 같아 서운했다”고 토로했다.

앞서 이 학교 청소노동자들은 지난 2월 학교와 새로 계약한 용역업체가 지난해까지 6200원이던 시급을 6000원으로 내려 책정하자 이를 반대하며 농성에 들어갔다.

반면 지난 4월30일 인천 송도 연세대 국제캠퍼스 기숙사에서는 해고됐던 청소노동자 20명이 복직 절차에 들어갔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용역업체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고 1월14부터 연세대 신촌캠퍼스 본관 앞에서 108일 간의 투쟁을 이어나갔다. 학생들의 지지가 큰 도움이 됐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20일 새벽 서울여대 학생회가 철거했던 청소노동자들의 현수막이 캠퍼스에 다시 걸렸다.

나지현 전국여성노조 위원장은 “농성 초기부터 60여 명의 학생들과 연대해 ‘비정규직 노동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를 결성했고, 일반 학생들도 음료수 등을 건네주며 농성을 지지해 주어 힘을 얻었다”며 “청소노동자가 학교 구성원으로 인정받으려면 계약 당사자인 원청이나 학교뿐만 아니라 학생과의 대화도 원활히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덕성여대 학생회는 오는 28일 혹은 29일 ‘엄마를 부탁해’라는 이름으로 청소노동자와 연대주점을 계획 중이다.

천세희 덕성여대 부총학생회장은 “미화어머님들이 축제 때 어지른 것들을 치워주시느라 고생한다는 의미에서 계획했다”며 “학생회 차원에서 그동안 미화 어머님들과 연간 한 차례씩 식사도 하는 등 연대활동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대학 축제기간을 맞아 학생들이 청소노동자 등 주변의 사회적 약자들을 둘러볼수 있는 열린 시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중백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학축제는 어디까지나 학생만의 축제가 아니라 교직원, 넓게 봐서는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공동체 전체의 축제로 봐야 할 것”이라며, “대학공동체와 주변 공동체 등 모든 이들이 화합하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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