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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남주의 세종전망대] 고용노동부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헤럴드경제=최남주 기자]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은 왔지만 봄 같지가 않다’는 뜻으로, 전한시대 왕소군을 빚대서 지은 동방규의 싯귀다. 이런 싯귀가 근래에 와선 ‘좋은 시절이 왔지만 아직도 상황(마음)은 꽁꽁 얼어붙은 겨울처럼 좋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세종시에 위치한 정부세종청사엔 춘래불사춘 같은 정부부처가 있다. 바로 고용노동부다. 특히 고용노동부에서 고용정책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는 아주 죽을 맛이다. 동네 아주머니부터 청와대까지 시도 때도 없이 청년백수, 취업난 타령을 하니 지레 주눅이 둘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고용 정책을 담당하는 고용노동부가 가시방석일 정도록 대한민국의 취업난은 정말 심각하다. 문제는 시간이 흘러도 고용시장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생산현장이나 사무공간의 자동화로 인력시장이 줄어든 데다 장기불황까지 겹치면서 대한민국 고용시장은 말그대로 얼음장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선 우리의 경제성장 전망치가 2%대까지 떨어질 것이란 어두운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올초 한국은행 등에서 제시한 3%대는 이미 물건너 갔다는 의미다.

경기가 어려워질 수록 고용시장이 좁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 피해의 주체는 직업이 없는 저소득 계층이나 대학을 갓 졸업했거나 졸업예정자일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 경쟁력이 취약한 중소기업도 구조조정이 러시를 이룰 경우 말그대로 설상가상이다. 고용노동부가 가장 우려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는 것이다.

통계로 드러나는 취업난은 가볍지 않다. 올해 취업자수는 5년새 최저점인 30만명대로 뚝 떨어졌고, 청년실업은 청년 실업률은 10.2%로 1999년 이후 최고다. 아르바이트하면서 다른 직장을 구하는 취업준비자와 입사시험 준비생 등 사실상의 실업자 숫자를 감안한다면 청년 체감 실업률은 11.3%까지 치솟는다.

또 다른 경제 통계에 의하면 4월 현재 15~29세 청년 실업률은 10.2%로 사상 최고다. 24~29세도 9.3%로 청년백수 비율이 현저히 높게 나왔다. 젊은 청년 10명중 1~2명은 실업자인 셈이다. 직장을 못잡아 아르바이트나 파트타임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프린터족’도 부지기수다.

요즘 젊은 청년들 사이에선 ‘빨대족’, ‘취업 깡패’, ‘화석선배’, ‘7포족’ 등 청년백수를 빚대는 신조어가 러시다. 장기 불황으로 공장 가동율이 떨어지니 사람을 덜 뽑는 것 당연하다. 덩달아 청년백수도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기업에서 사람을 덜 뽑으니 고용노동부로선 더 이상 뾰족한 수가 있을 수 없다.

오죽하면,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박근혜 정부의 국정 과제인 고용률 70% 달성이 어렵다고 스스로 고백하고 나섰을까. 고용시장이 신통치 않다보니 고용노동부는 몸과 마음이 바빠질 수 밖에 없다. 고용노동부는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인문계 고교생과 문과 대학생 대상으로 한 취업 아카데미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나섰다. 지방 대학을 비롯, 전국 대학과 직업훈련 기관 등을 연계한 일자리 창출 로드쇼도 진행한다. 이 장관는 하루가 멀다하고 각급 학교나 회의장,행사장 등을 찾아다니며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을 외치고 있다.

고용노동부 내부 분위기도 많이 달라졌다. 몇일전엔 이 장관이 주재한 회의에선 10분 가까이 긴 시간을 일자리 창출을 독려하는 데 할애했다. 이처럼 긴 시간을 일자리 얘기로 보내기는 매우 이례적이란다.

내년부터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임금피크제를 패키지한 60세 정년 연장 제도를 도입하지만 솔직히 그 성과는 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래저래 고용노동부엔 춘래불사춘이다.

calltax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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