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1년 전에는 간디가 되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는데 이제는 체게바라가 되려고 한다.”
가수 김장훈은 작심한 듯 독도 문제와 관련한 정부의 무능을 비난하며 독설을 쏟아냈다. 13일 오후 서울 태평로1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마련한 김장훈은 일본의 독도 전략과 한국 정부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무려 1시간 50분에 걸쳐 홀로 열변을 토했다.
김장훈은 “일본은 천문학적인 거금을 들여 지일파 석학들을 지원하고 정치인들을 양성하는 등 전 방위적 로비를 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독도는 우리 땅’이란 주장 외엔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는다”며 “그동안 자격이 없다는 생각에 정부의 독도 정책을 비판한 일이 없는데 이제는 무릎을 꿇느니 죽겠다는 심정으로 나서려고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장훈은 독도를 둘러싼 한국과 일본의 대응을 하나하나 예로 들며 문제점을 짚었다. 그는 “최근 세계 최대 규모의 도서관인 토론토 도서관에 2만 달러를 기부했는데, 그 이유는 도서관 내 한국의 독도 관련 도서가 모두 한글로 쓰여 있기 때문이었다”고 꼬집으며 “일본은 CNN 광고를 통해 과거의 침략이 아시아의 번영을 가져왔다고 주장하고, 전 세계 각국의 영사들이 출판사를 찾아다니며 지도에 ‘독도’라고 기록돼 있으면 ‘다케시마’로 바꾸려고 하는데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외교부를 비판했다.
김장훈은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구체적이고도 논리적인 증거와 자료를 국제 사회에 제시해야 한다며 정부의 현명한 대처를 촉구했다.
김장훈은 “일본은 독도가 다케시마라는 하나의 증거를 백으로 만드는데 우리는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백가지 자료가 있어도 하나를 제대로 못 내밀고 있다”며 “학계 지원 및 해외 홍보를 강화하고 로비스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일본은 거짓을 진실로 만들기 위해 많은 돈을 들이지만 우리는 진실을 배포하기만 된다”고 강조했다.
김장훈은 독도 접안시설 확충 등 실효적 지배의 강화를 주장했다. 그는 “일본이 보통국가로 전환하려는 시점에 우리가 제반시설을 늘린다면 일본이 감히 나서지 못할 것”이라며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려면 지금이 적기”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박근혜 대통령은 ‘독도’라는 두 글자를 하루에 한 번도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며 “대한민국의 역사와 온 국민이 걱정으로 떨고 있는데 이게 나라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김장훈은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외압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정부를 향해 거침없이 날선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난해 12월 세월호 참사 추모곡인 ‘살고 싶다’를 발표하고 방송활동을 하려고 했는데 잘 이뤄지지 않아 친한 방송국 PD에게 전화해 물어보니 했더니 걸리는 부분이 있어 안 된다더라”며 “뒤늦게 몇 년 전 납부한 세금에 대한 조사는 물론 다니던 피부과에 프로포폴 의혹 조사까지 이뤄졌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그는 “털 것이 있으면 더 털어라. 잘못한 것은 사적인 것 밖에 없으니 정부는 적당히 했으면 좋겠다”며 “침묵하는 다수들이 소리를 내 주길 바란다. 내가 그 선봉에 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장훈은 오는 8월 1일부터 15일까지 광복 70주년 기념 독도아트 페스티벌 ‘70개의 독도’를 진행할 예정이다. ‘70개의 독도’는 전국 미술대학생들과 아티스트들, 건축가들이 만든 70가지의 독도 전시물들을 전시하는 행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