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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이나 타운>, 김고은의 도움닫기 영화 [HS리뷰]
김고은의 세 가지 눈빛 ⓒCGV아트하우스

[ 헤럴드 H스포츠=김석준기자 ] 김고은은 영화<은교>를 통해 화려하게 데뷔했다. 평범하지 않았던 데뷔작의 캐릭터를 이토록 빨리 지울 수 있었던 이유는 <몬스터>의 미친 여자 역할로 이어지는 거친 필모그래피 덕분이다. 그리고 <차이나 타운>은 김고은이 한 단계 또 점프했음을 보여주는 영화다.

탯줄도 제대로 제거되지 않은 채로 지하철 사물함에 보관된 여자 아이. 지하철 노숙자의 손에 길러져 여기저기를 떠돌다 장기매매업자의 손 아래에서 길러진 여자 아이. 인물 설명을 통해 느껴지는 복잡한 인생사를 어떤 여배우가 감당할 수 있을까. 

영화에서 일영(김고은)의 눈빛은 총 세 번 변한다. '엄마'라고 불리는 장기매매업자의 심부름을 하며 빚을 받으러 다닐 때 김고은의 눈빛은 무심하다. 분노에 차, 빚을 받으러 가는 눈빛도 아니며, 서늘하게 쏘아보는 눈빛도 아니다. 세상에 아무런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눈빛 속에서 빚을 받는 건 그녀에게 전혀 특별한 일이 아니다.

일영은 빚을 받으러 갔다가 한 젊은 남자를 만난다. 그 남자는 빚을 지고 도망가버린 아버지 때문에 억울하게 빚 독촉을 받지만 당당하다. 자신의 아버지는 돌아올 것이라는 단단하고 단순한 믿음이 있다. 외국에 있는 요리학교에 입학할 꿈을 꾸며 살아가는 남자를 보며 일영은 세상에 호기심을 느낀다. 꿈이 있는 남자를 보며 타인에 대한 호기심을 느끼는 일영의 두번째 눈빛이다.

마지막으로 복수를 위한 눈빛이다. 같이 동고동락했던 가족과 같은 사람들에게 복수를 해야 할 때, 특히 엄마를 죽여야 할 때 일영의 눈빛은 확신에 차 있다. 더이상 세상에 무심한 눈빛을 보이지 않는다. 일영은 그렇게 잃어버렸던 감정들을 하나씩 되찾기 시작한다. 

<차이나 타운>은 김고은을 위한 영화다. 김혜수의 연기 변신과 그녀의 연기력에 대해서는 더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정상에 올라선 배우보다 신인 여배우의 당찬 발걸음을 주목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김고은이 <은교>와 <몬스터>를 통해 힘차게 뛰었나면 <차이나 타운>는 그녀에게 도움닫기의 영화로 기억될 것 같다.


byyym360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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