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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예선 기자의 Car톡!]전기차ㆍ수소차가 뭐길래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6일까지 열리는 ‘제28회 세계 전기자동차 학술대회 및 전시회(EVS28)’를 계기로 친환경차량이 다시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기상 현대기아차 환경기술센터장(전무)은 지난 4일 기조연설에서 친환경 주력 차종으로 ‘수소연료전지차’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그는 “현대기아차는 수소연료전지차에 상당한 중점을 두고 있다”며 “2020년까지 가격을 현재보다 최소 40~50% 절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현대차 수소연료전지차 ‘투싼ix’ 투시도. 트렁크 부분 파랑색 원통이 고압 수소 탱크.

그렇다면 친환경차량으로 꼽히는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란 대체 뭘까요?

우리가 거리에서 보는 대부분 차량은 석유를 원료로 하는 내연기관차입니다. 그러나 친환경차로 불리는 전기차(EVㆍElectric Vehicle)는 전기만을 동력으로 움직이는 차량을 말합니다. 화석연료 대신 배터리에 전기를 저장해 놓고 달리는 차인 셈이죠.

수소연료전지차(FCEVㆍFuel Cell Electric Vehicle/이하 수소차)는 전기차이긴 한데 에너지원이 수소라는 점이 다릅니다. 차량 내 고압탱크에 저장된 수소를 공기 중의 산소와 반응시켜 만들어낸 전기로 움직이는 자동차입니다.

수소차의 경우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키기 때문에 자동차에서 나오는 것은 순수한 물 뿐입니다. 이 물은 마셔도 무방합니다. 배기가스 없는 무공해 차량이기 때문에 석유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내연기관차 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내연기관+전기차), 순수 전기차(전기 자체는 오염물질이 없지만 전기를 만들 때 환경오염 발생)를 넘어서는 궁극의 미래 자동차로 여겨집니다.

현대차는 이 때문에 수소연료전지차를 친환경차의 지향점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동안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에 집중투자해 기술력은 세계 최고로 평가됩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순수 전기차 닛산 ‘리프’ 투시도. 차량 1, 2열 좌석 아랫부분이 배터리 공간.

현대차는 지난 2013년 2월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를 세계 최초로 양산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는 올해 이후 양산 예정인 메르세데스-벤츠, 제너럴모터스(GM) 등의 글로벌 업체들보다 최소 2년 앞선 것이고, 지난해 12월 출시한 도요타의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일본어로 미래라는 뜻)’보다 1년 10개월 빨리 이뤄낸 것입니다. 지난해 말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 플랫폼은 미국 워즈오토에서 뽑은 ‘세계 10대 엔진상’에 수소연료전지차로는 처음 수상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투싼 수소연료전지차는 독자 개발한 100kW연료전지 스택(Fuel Cell)과 100kW 구동모터, 24kW 고전압 배터리, 700기압 수소저장탱크를 탑재했고, 영하 20도 이하에서도 시동이 가능합니다. 최고속도 160km/h, 제로백(0→100km/h)도달 시간은 12.5초로 내연기관 자동차에 견줄 수 있는 가속 및 동력 성능을 갖췄습니다. 1회 충전에 3분 가량 소요되고, 주행거리는 415km로 서울-부산 주행거리를 넘어섭니다.

현재까지 국내외에서 200여대가 판매됐고, 2025년까지 총 1만대 이상의 수소연료전지차를 국내에 보급할 예정입니다.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차는 기존 양산 모델인 투싼에 적용해 일반인에게는 새롭게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차세대 수소차와 관련해 현대기아차의 수소연료전지차 실무개발 책임자인 안병기 자동차연구개발본부 연료전지개발실장은 헤럴드경제와 만나 “2018년 수소연료전지차 전용 모델이 나온다”며 “승용(세단)이 아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유력하다”고 귀띔했습니다.

그러나 수소차 확산의 가장 큰 걸림돌은 비싼 가격과 부실한 인프라입니다. 
글로벌 수소차 2파전. 현대차 투싼ix(왼쪽) vs 도요타 미라이.

현대차는 지난 3월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 가격을 1억5000만원에서 8500만원으로 한번에 무려 43.3% 떨어뜨렸습니다. 이는 도요타 ‘미라이’와의 가격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수소차 글로벌 대전은 현대차 투싼과 도요타 미라이의 대결구도로 압축되는 양상입니다. 도요타 미라이는 일본 출시 가격이 세전 670만엔(한화 약 6031만원)이며,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는 국내 세전가격이 7255만원입니다. 업계에서는 일본의 엔저 특수와 SUV(투싼) 가격이 세단(미라이)보다 통상 높게 형성되는 점을 감안하면 두 차량의 가격차는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내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전기차. 상단 왼쪽부터) 기아차 쏘울EV, 기아차 레이EV, 한국지엠 스파크 EV. 하단 왼쪽부터) 르노삼성 SM3 Z.E., BMW i3, 닛산 리프

문제는 정부 지원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일본의 경우, 보조금 제도를 마련해 대당 최대 300만엔(약 2700만원)의 보조금(지방정부 별도)을 지급하고 관공서의 공용차로 수소연료전지차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올해 수소차 보급에 작년보다 3배 늘어난 400억엔(36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반면 한국의 수소차 보조금 정책은 역행하고 있습니다. 수소차에 대한 정부의 보급 및 지원 정책 예산은 지난해 35억원에서 올해 20억원으로 오히려 축소됐습니다.

또한 소비자가 수소차를 마음 놓고 구입하려면 수소 충전소가 많이 보급돼 있어야 하는데 국내 수소충전소는 연구동을 합쳐도 15개에 불과합니다. 개당 약 30억~40억원이 드는 비용이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정부는 2025년까지 200개 증설하겠다고 밝혔지만 외국과 비교하면 속도는 한참 더딥니다. 현대차가 수소차를 세계 최초 양산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지원과 인프라 부실로 경쟁력이 저하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입니다.

일본은 수소 충전소를 2025년 1000기, 2030년 3000기를 설치한다는 방침입니다. 1개당 5억엔(약 45억원)이 들어가는 충전소 설치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최대 2억8000만엔(25억원)까지 보조금을 지급합니다.

끝으로 수소차 하면 ‘수소폭탄’을 떠올리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수소는 LPG(액화석유가스)와는 달리 공기보다 가벼워 노출되는 순간 공기 중으로 흩어져 버리고, 실험결과 수소 탱크는 총알로 쏴도 폭발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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