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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 亞게임 233억 흑자? ‘눈속임 계산법’ 논란
국비보조금, 시보조금 등 총 2541억원의 국민 세금을 ‘대회 수입’으로 계산…233억 흑자 경영했다며 홍보
국민 세금이 대회 수입?…우리나라 국제대회 다들 그렇게 해와 VS 국민 속이는 것
전문가들 “해외처럼 스포츠마케팅 등 주최 측이 발로 뛴 것만 것만 수입으로 계산해야”


[헤럴드경제=이지웅ㆍ김진원 기자]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개최로 흑자를 달성했다는 발표가 최근 나왔지만 국민들 세금인 국비보조금 등을 수입으로 잡고 계산한 것이어서 ‘눈속임 계산법’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대회뿐 아니라 국내에서 열리는 대부분의 국제대회가 이런 식으로 경영 성과를 계산하고 있다”며 “이런 계산법은 국민을 호도할 공산이 커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 청산단은 지난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 아시안게임으로 233억원의 흑자를 봤다고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총 수입은 4979억원이고, 비용은 4767억원이었다.


이 둘의 차액 약 213억원에다 2013년 테스트이벤트로 열린 실내무도아시아경기대회 잉여금 21억원을 합쳐 총 233억원의 흑자가 났다는 설명이었다.

문제는 청산단이 수입으로 잡은 4979억원 가운데 2541억원이 나랏돈이라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국비보조금이 1258억원, 시보조금이 1283억원이었다.

전문가들은 주최 측 입장에서 보면 국비보조금 등 덕에 주최 측은 남는 장사를 했을 수 있지만, 회계 원칙과 해외 사례를 적용해보면 이런 계산법은 눈속임에 가깝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민 세금인 국비보조금 등은 수입, 지출 어느 항목으로도 계산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문가들 지적에 따르자면 대회는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는 233억원 흑자가 아니라 약 2350억원의 적자를 본 것으로 계산된다.

정부 회계 분야를 다루는 권수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국민 세금까지 대회 수입으로 잡고 233억원의 흑자를 봤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국민을 호도할 여지가 있다”며 “살림을 잘 해 당초 예상보다 돈을 절약을 했다 정도로 말하는 게 맞다”고 했다.

오준석 용인대 스포츠마케팅학 교수는 “대회가 손해를 보지 않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지원금을 전부 수입에 집어넣은 것으로 보인다”며 “북미나 유럽처럼 정부, 지자체 보조금은 빼고 조직위가 발로 뛰어 수입과 지출만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1984년 LA올림픽의 경우 조직위가 연방정부와 캘리포니아 주정부, LA시로부터 단 한 푼의 지원도 없이 중계권료 협상 등으로 2억 달러의 흑자를 벌어들다. 주최 측은 그 노하우를 IOC에 전수하기도 했다.

오 교수는 “한국에서 개최되는 대부분의 국제대회가 정부 지원금을 받는 현실을 고려하면 이런 회계는 더 명확하게 구분지어져야 한다”며 “곧 개최될 평창동계올림픽, 광주유니버시아드 대회 등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의 국제대회가 경영 성과를 발표할 때 이번 사례처럼 국비보조금 등을 수입으로 계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측 관계자는 “지금까지 국내에 개최된 국제대회의 국비보조금 등은 모두 우리와 같은 식으로 회계처리를 했다”면서 억울함을 표했다.

이 관계자는 “233억원 흑자 홍보가 눈속임이라는 비판을 할 수는 있지만, 원래 예산이 크게 깎였음에도 이만큼 운영을 했다는 것 자체는 박수받아야 하지 않느냐”라고 했다.

청산단으로부터 흑자 신고를 받은 문화체육관광부의 한 관계자는 이런 논란에 대해 “우리도 청산단이 보도자료를 낸 것을 보고서야 관련 사실을 알았다”며 “관련 사항은 조직위 쪽에 묻는 것이 더 나은 것 같다”고 답변을 피했다.

plat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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