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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완성차‘ 증산 경쟁 펄펄 끓는’中
원가절감위한 해외생산 확대 불가피…현대차 2018년까지 4·5공장 완공
270만대 생산체제구축 목표…폭스바겐·닛산도 증산 속속 가세
현대차 SUV·닛산 젊은층 공략 등…글로벌업체 현지화 차별화 전략도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이 중국시장을 무대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다. 핵심 전략은 ‘증산(增産)’이다.

현대자동차는 중국에 4,5 공장을 설립해 2018년까지 27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29일 폐막하는 상하이모터쇼에 참석한 메리바라 GM CEO도 “2018년까지 140억달러를 투자해 중서부를 개척하겠다”고 선언했다. 세계 경제 침체에도 중국은 그나마 성장하는 시장이고, 관세가 20%대에 달해 생존을 위해선 현지생산을 늘리는 방안이 불가피한 탓이다.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이 중국시장을 무대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다. 핵심 전략은‘ 증산’이다. 사진은 베이징 현대자동차 생산라인 전경.

▶ “중국을 잡아라” 글로벌 車브랜드 각축장=중국내 점유율 3위인 현대ㆍ기아차는 생산능력 확충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에는 정의선 부회장이 중국을 오가며 30만대 규모의 4공장(창저우시 2017년 완공), 30만대 규모의 5공장(충칭시 2018년 완공) 설립에 공을 들였다. 기존 베이징에 위치한 현대차공장 3곳, 장수성 옌청의 기아차공장 3곳, 쓰촨에 상용차 공장 1곳을 포함해 2018년에는 모두 9곳의 공장이 가동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생산규모를 내년엔 214만대, 현대차 4,5 공장 증설이 완료되는 2018년에는 270만대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선두업체들의 증산 경쟁도 치열하다. 중국시장에서 1위(2014년 점유율 18.2%)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폭스바겐은 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텐진과 칭다오에 설립, 2017년까지 57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2위인 GM(점유율 17.1%)도 공격적으로 증산 계획을 발표했다. GM은 2018년까지 140억 달러를 투자해 생산능력을 2017년 451만대까지 확충한다.

4위인 르노 닛산(5.2%)은 다렌 공장 설립을 통해 178만대(2017년)까지 생산능력을 확충하고, 도요타와 혼다도 2017년 각각 160만대, 154만대까지 증산한다.

포드는 올해 35만대 규모의 충칭 3공장에 이어 2015년 추가로 항저우 공장(연산 25만대)을 가동한다. 2017년에는 생산규모가 123만대에 달한다.

▶中시장 점유율 높이려면?=이처럼 글로벌 차 브랜드들이 중국 내 현지 생산을 늘리는 이유는 생존을 위해서다. 중국의 자동차 수요는 매년 200만대씩 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10%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려면 매년 20만대씩 생산 또는 수입을 늘려야 한다는 얘기다. 또 중국 토종업체들이 저가전략으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상황에선, 현지생산으로 원가를 절감해야 생존가능하다. 특히 중국 자동차 관세는 22.5%에 달해, 한국 내 생산->수출로는 한계에 봉착할 수 밖에 없다.

또다른 이유는 거대한 시장 규모 때문이다. 지난해 현대기아차는 중국에서 176만대, 한국에선 91만대를 팔았다. 올해 3월엔 국내서 20만대, 중국에선 44만대를 팔았다. 중국은 한국의 2배 이상 판매가 이뤄지는 시장으로, 현대기아차가 증설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 현대차 관계자는 “원가 절감을 위한 해외 생산 확대는 불가피한 흐름이다. 토요타는 해외서 글로벌 물량의 75% 이상을 생산한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해외조달 비중이 50%에 불과해서 앞으로 점차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차별화 전략도 제각각=중국 현지화를 비롯한 차별화전략도 생존의 관건이다.

1위인 폭스바겐은 물량공세다. 올해만 파비아(C1) 그랜산타나(C2) 파사트/마고탄(D), 크로스블루(SUV) 등 총 8개의 신차를 투입한다. 이는 경쟁업체 가운데 최다 물량이다.

GM은 캐딜락 브랜드로 고급차 시장을 공략한다. 상하이에 13억 달러를 투자해 연산 15만대 규모의 캐딜락 전용 공장을 신설한 것도 이 때문이다.

르노 닛산은 인피니티를 활용한 고급화 전략을 펼친다. 지난해 11월부터 인피니티 현지 생산을 시작했으며, 오는 2018년까지 연간 인피니티 판매대수를 10만대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젊은층을 공략하는 것도 차별화전략이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은 상하이모터쇼에 참석해 “중국의 20~30대인 젊은층을 정조준하겠다”고 선언했다.

현대기아차는 SUV를 집중 공략한다. 2002년초 현대차가 중국 진출할 시기만 해도 준중형급 아반떼가 인기였지만, 지금은 SUV ix가 대세다. 이번 상하이모터쇼에서도 현대차는 중국형 전략 SUV투싼(TLc)을 공개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SUV 판매는 396만대로 전년 대비 37% 증가한 반면 준중형급 판매 성장률은 3.1%에 머물렀다. 숫자상 준중형급이 640만대로 높지만, 성장 속도는 SUV가 훨씬 빠르다.

▶무리한 증산경쟁, 부작용도=문제는 예상 수요를 지나치게 높게 책정, 과잉공급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글로벌 브랜드들의 공격적인 증산이 중국토종업체들의 공급 과잉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글로벌 브랜드, 토종업체의 중국 현지공장 가동률은 각각 85%, 65% 수준인데, 글로벌 브랜드들의 증산이 토종업체들의 공장가동률을 급격히 저하시킬 수 있다는 것.

한정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연구원은 “글로벌 메이커가 증산 전략을 펼치면 로컬업체들의 공장 유휴율은 더 높아질 수 있다. 또 중국 경기둔화가 심화되면서 자동차 수요가 줄어들면 재고가 증가해 업체간 가격경쟁이 심화될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무리한 증산경쟁은 제살 깎아먹기가 될 수 있다. 많이 팔면서도 결국 이익이 줄어드는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단순한 증산을 넘어, 고부가가치 제품의 현지 생산 능력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글로벌 브랜드들의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의 생산은 중국이 아닌 본사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현영석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는 “앞으로는 단순한 생산능력보다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능력이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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