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폴란드에 이어 독일도 러시아의 극우 성향 오토바이 동호회 회원들의 자국 입국을 불허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타스 통신은 25일(현지시간) 독일 당국이 ‘밤의 늑대들’로 불리는 러시아 오토바이 동호회 일부 회원들에 발급한 비자를 취소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중동부 유럽 횡단에 나선 동호회 회원들의 독일 입국이 불가능해졌다.
독일 당국은 비자 취소 이유로 동호회 회원들이 비자 발급 신청서에 올바르지 못한 정보를 기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형식상의 이유이고 실제론 극우 성향 동호회 회원들의 오토바이 종주 행사를 저지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독일 외무부와 내무부는 앞서 이날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밤의 늑대들’ 회원들이 오토바이 횡단 행사를 하면서 독일 내에서 공공질서와 안전을 훼손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입국 금지 등의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호회 회원들은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을 맞아 전쟁 당시 소련군이 동유럽으로 진군해 독일에 닿은 경로를 따라가는 종주 행사를 시작했다.
25일 모스크바를 출발한 이들은 벨라루스와 폴란드를 거쳐 체코, 슬로바키아, 오스트리아를 지나 승전 기념식이 열리는 다음 달 9일 독일 베를린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폴란드 당국이 앞서 동호회 회원들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란 방침을 밝힌 데 이어 독일이 같은 입장을 표명함으로써 오토바이 종주 행사가 러시아와 관련국 간 외교 분쟁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980년대 말 조직돼 약 5천 명의 회원을 거느리고 있는 ‘밤의 늑대들’은 소련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을 숭배하고 러시아 민족주의를 주창하는 등 극우적 성향을 보여왔다.
지난해 8월엔 크림반도 항구도시 세바스토폴에서 러시아의 크림 병합을 지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고 일부 회원들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정부군과 싸우는 친러분리주의 반군 진영에 가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동호회는 크렘린으로부터 경제적 지원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동호회 회원들을 ‘친구’라고 부르며 이들이 주관하는 행사에 직접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를 타고 참석하기도 했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동호회 회원들이 우크라이나 반군 진영에 가담하고 있다는 이유로 동호회를 제재 목록에 포함시켰고, 캐나다는 회장 알렉산드르 잘도스타노프를 제제 목록에 올렸다.
online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