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내츄럴엔도텍 사태…조정장 방아쇠?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유증기로 꽉찬 탱크 로리는 정전기만 일어도 빵 터지기 마련입니다.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을 때 시동을 끄도록 하는 것도 휘발유를 넣을 때 발생하는 유증기 탓에 아주 간혹이지만, 엄청난 폭발로 이어지는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22일 과열이다 아니다는 논쟁이 여전히 뜨겁던 와중에 발생한 내츄럴엔도텍 사태의 여진이 주말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성 갱년기 보조제로 각광 받으며 고성장을 이어가던 내츄럴엔도텍의 제품 ‘백수오’가 가짜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입니다.

논란의 요지는 간단합니다. 한국소비자원은 ‘백수오’ 10개 가운데 1개만 진짜고 나머지는 가짜라고 발표했습니다. 검찰에 고발도 했습니다. 반면 내츄럴엔도텍은 ‘사실 무근’이라며 펄쩍 뒤며 관련 의혹 제기에 반박했습니다. 소송도 불사할 태세입니다.

양측의 주장이 너무도 달라 결국엔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기 전까지는 어느측의 주장에 무게를 싣기 힘들 것 같습니다. 형사 소송에서 지는 측은 이후 이어질 민사 소송에서도 막대한 액수의 배상금을 물어야 할 것입니다. 이 전망 외의 전망은 모두가 오리무중인 상태입니다.

내츄럴엔도텍 사태는 코스닥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사태 발생 당일인 지난 22일 오후 2시부터 40여분간 코스닥은 5.40%까지 떨어졌습니다.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10년만에 이런 지수는 처음 본다”고 말했습니다. “내 눈을 의심했다”, “나 모르게 전쟁이라도 난 줄 알았다”는 등의 반응도 나왔었습니다.

내츄럴엔도텍 이후 코스닥 시장의 향배는 어떻게 될까요. 관심은 이 지점이죠. 객관적인 팩트는 22일과, 23일 24일까지 코스닥 지수가 3일 연속 하락했다는 점입니다. 그간 코스닥 지수의 가파른 상승세와 함께 시장에는 계솓 ‘조정 공포’가 있었습니다. 조만간 또는 언젠가는 상승국면이 멈추고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란 우려죠. 햇살이 강하면 그림자도 짙은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이같은 우려가 현실화 된 사안이 내츄럴엔도텍 사안입니다. ‘전쟁’ 같은 파란불을 지켜본 투자자들은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오랜만에 깨닫게 된 것이죠. 22일 이후 이틀연속 코스닥 지수가 하락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코스닥 지수가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는 알 수 없습니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당연히 나뉩니다. 항상 그렇듯 그럴듯한 이유들도 다들 준비돼 있습니다.

조정장의 방아쇠라는 주장을 먼저 들어보죠. 송상훈 BN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츄럴엔도텍의 악재가 심리적으로 개별종목들의 투매를 불러일으키는 트리거(방아쇠) 역할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간 많이 올랐던 종목에 대해 투매 현상이 벌어진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내츄럴엔도텍 이슈가 터지면서 투자심리가 급속히 냉각됐다”며 “시장과 기업에 대한 신뢰성이 흔들린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 주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외국인들의 투매 심리가 22일 오후 한 때 일시적으로 늘어난 것일 뿐이다. 1100억원대 매물 규모도, 장 마감 즈음엔 400억원대로 줄었다”고 전망했습니다. 단발 악재에 시장이 너무 민감했다는 설명입니다.

내츄럴엔도텍 사태는 이르면 1주일 안팎이면 결과가 나올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김승우 삼성증권은 책임연구위원은 지난 24일 “내츄럴엔도텍이 애널리스트 등을 상대로 전날 컨퍼런스콜을 열어 ‘식약처의 조사가 내주 화요일 또는 수요일에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김 연구위원은 “내츄럴엔도텍은 한국소비자원의 검사방법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도 덧붙였죠.

내츄럴엔도텍 사태가 내리 사흘간의 코스닥 조정장의 방아쇠가 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문제는 내츄럴엔도텍의 결과는 1주일 내에 결론이 나겠지만, 코스닥 시장 전체가 받은 ‘-5%의 공포’는 당분간 여진으로 남아 투자 심리를 위축 시킬 공산이 크다는 점입니다.

ho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