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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안한 고교생들…고1때부터 일찌감치 ‘재수 결심’ 왜?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재필삼선’(재수는 필수, 삼수는 선택) 이란 말이 있다. 학원가에서 재수(再修)를 권하기 위해 만들어냈단 이야기도 있지만, 이 말이 계속 회자될만큼 재수가 대한민국 입시의 한 단면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오랜 경기침체로 재수학원가도 불황이라지만 여전히 수능을 다시 보려는 학생들은 많다.

21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치러진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생 64만여명중 재학생은 49만5000여명(77.3%), 수능을 다시 치른 졸업생 13만1000여명(20.5%), 검정고시 1만4000여명 (2.2%) 순이다.

전체 수능 응시생 5명 중 1명은 재수생이다. 지난 10년간 재수생 비율이 20% 이하로 내려간 경우는 2010학년도(19.3%)와 2014학년도(19.6%) 두 해에 불과했다.



특히 최근들어서는 고교생들 사이에서 재수를 결심하는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전에는 지원했던 대학에 모두 떨어지고 난 후나 수능시험이 끝난 후 재수학원의 문을 두드렸다면, 요즘에는 고등학교 1,2학년때부터 일찌감치 재수를 고민하는 학생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입시전문가들은 이같은 경향이 대입 정시모집 비율이 줄어들고 수시모집 비율이 크게 늘어나면서 나타난 경향이라고 분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하늘교육 대표는 “서울 주요 10여개 대학의 경우 정원의 대다수인 75%를 수시모집으로 선발하고 있다”면서 “수시모집 비율이 높다보니 학생들은 고교 내신 위주의 공부에 매달리게 되고, 올인해서 준비한 수시모집에서 떨어지면 결국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재수밖에 길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교 과정과 수업이 수능시험 대비 위주였던 이전과는 달리 이제는 각 학교별 중간ㆍ기말 시험이 중요해지다보니 재학생들의 ‘수능 경쟁력’이 아무래도 재수생들에 비해 더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임 대표는 “올해부터 학생부종합전형이 생기면서 문과생이 과학을, 이과생도 사회 과목 내신을 공부해야 할 뿐 아니라 한문이나 제2외국어 등도 신경써야 한다”면서 “내신에서 밀린 고등학교 1,2학년들이 그렇다고 수능과 논술 등으로 방향을 전환하기엔 위험부담이 너무 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재수 카드를 고민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지적도 나온다. 서울 목동 학원가에서 단과학원을 운영하는 A씨는 “학교에서 선행학습이 금지되면서 수학 주요 과목이 3학년 2학기때 배치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학생들이 내신에 신경쓰다보면 수능은 대비할 수 없게 된다”면서 “이 경우 미리 재수학원부터 찾아 전반적인 입시 전략에 대한 컨설팅을 받는 학생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A씨는 “조기유학을 다녀와서 영어는 잘하는데 수학을 못 따라가는 학생들도 일찌감치 재수를 염두에 두고 상담을 받는 학생들도 있다”고 말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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