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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한ㆍ미 임원들 연봉차이…기본급-성과급이 갈랐다
美 대표기업 기본급 비중 4.7% 불과
보너스·스톡옵션 보상 일반화

한국은 총 보수중 33%가 ‘기본급’
정몽구·박승하·신종균 등 연봉 톱10
등기이사 사퇴 퇴직금 ‘연봉 상승’ 일조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김현일 기자]기업인들의 고액 연봉내역서가 공개될 때마다 그 기업의 한해 성과와 실적이 함께 비교된다. 과연 해당 기업인이 그만큼의 보수를 받을 만큼 성과를 냈는지 따져보는 것이다. 그래서 해외에선 연봉을 기업인의 성과에 대한 보상이라는 뜻에서 ‘compensation’이라고 표기한다.

지난해 거액의 ‘보상’을 받은 국내외 임원들을 알아보기 위해 먼저 S&P500 기업 중 경영진의 2014년도(회계연도) 보수 내역을 공개한 기업의 임원 연봉을 살펴봤다. 올해 1~3월 중 각 기업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했다. 여기서 추려낸 상위 10명과 국내 시총 30대 기업 등기임원 중 상위 10명의 연봉을 비교해봤다.


▶1인당 평균 연봉액 한국 78억 vs 미국 530억=미국을 대표하는 연봉 상위 10명의 평균 보수액은 4888만3900달러, 우리 돈으로 약 530억3000만원에 달했다. 국내 상위 10명의 평균 연봉액은 78억2000만원이었다. 미국 경영인들이 7배 정도 더 많이 받은 셈이다.

미국의 경우 미디어기업 디스커버리 커뮤니케이션즈의 데이비드 자슬라프(David Zaslav) 최고경영자(CEO)가 1700억원(1억5600만달러)으로 최고액수의 연봉을 자랑했다. 일당으로 계산하면 하루에 4억6000만원씩 벌어들인 셈이 된다. 730억원(6700만달러)을 받은 래리 엘리슨(Larry Ellison) 오라클 CEO와도 두 배 넘게 차이가 나는 액수다.

그 밖에 필립 다우먼(Philippe Dauman) 비아콤 CEO는 480억원(4400만달러)을 받았고, 방위산업체 록히드마틴의 마릴린 휴슨(365억5000만원ㆍ3400만달러)은 유일한 여성 CEO로 연봉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에선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이 현대제철과 현대차, 현대모비스 등 3곳에서 215억7000만원의 연봉을 받아 가장 많았다.

정몽구 회장 외에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44억4000만원)과 구본무 LG 회장(44억2000만원)이 오너 경영인으로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145억7000만원으로 전문 경영인 중 최고액을 기록하며 정 회장의 뒤를 이었다. 그 밖에 권오현 부회장(93억9000만원)과 윤부근 사장(54억9000만원), 이상훈 사장(38억6000만원) 등 삼성전자 임원들이 상위에 포진했다.

▶기본급 비슷하지만 연봉서 차지하는 비중은 달라=평균 보수액에선 큰 차이가 나지만 기본급만 놓고 보면 미국 임원들과 국내 임원들이 받아든 액수는 비슷했다.

우리나라 임원들이 받은 1인당 평균 기본급은 25억8000만원으로, 미국의 25억1000만원(231만5000달러)보다 근소하게 앞섰다. 래리 엘리슨 CEO가 기본급으로 1달러만 받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양국 임원들의 기본급은 엇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액수는 비슷하지만 전체 연봉액에서 기본급이 차지하는 비중은 확연히 달랐다. 한국 임원들이 받은 기본급은 총액의 33%를 차지한 반면, 미국 임원들의 기본급 비중은 4.7%에 불과했다. 미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고정 기본급여 비중이 더 큰 셈이다.

미국은 대신 성과에 따라 기본급의 10배 이상의 보너스나 스톡옵션을 성과급으로 보상한 경우가 많았다.

로버트 아이거(Robert Iger) 월트 디즈니 CEO는 기본급이 27억1200만원(250만달러)이지만 지난해 영화 ‘겨울왕국’ 흥행 등에 의한 성과급을 더해 전년 대비 35% 증가한 500억원(4600만달러)의 연봉을 받았다. 미국 최대의 드러그스토어 체인 CVS헬스(구 CVS케어마크)의 래리 멀로(Larry Merlo) CEO는 총 연봉이 351억원(3200만달러)이지만 기본급은 3억8000만원(35만달러)에 불과하다. CVS 헬스는 지난해 10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냈다.

래리 엘리슨 CEO는 기본급이 1달러임에도 오라클이 지난해 16조원(147억달러)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성과급과 스톡옵션 등으로만 730억원을 벌어들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본급에 좀 더 무게가 실려 있다. 구본무 회장은 상여금(9억4000만원)보다 기본급(34억7600만원)이 더 많았고, 박승하 전 현대제철 부회장도 퇴직금을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기본급(28억7000만원)이었다.

목표했던 실적을 달성하지 못해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한 임원도 있다. 자슬라프 디스커버리 CEO가 1700억원이라는 최고 연봉액을 약속받은 배경엔 ‘1607억원(1억4700만달러)은 향후 6년에 걸쳐 주식으로 지급받는다’는 조건이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계약 당시 약속했던 실적 달성에 실패하면서 자슬라프는 지난해엔 기본급 32억5000만원(300만달러)과 보너스 66억원(608만달러)만 받았다. 목표했던 실적을 내지 못할 경우 주식보상 계약은 공수표가 된다. ‘성과주의’ 기조가 확실한 미국의 기업문화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국, 거액의 퇴직금이 연봉 상승에 일조=국내 임원들 중 일부는 지난해 받은 퇴직금이 연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정몽구 회장은 2005년부터 재직했던 현대제철의 등기이사직을 작년 3월 임기만료와 함께 내려놨다. 퇴직금으로 정 회장에게 지급된 돈은 108억2000만원이다. 이는 정 회장이 지난해 받은 연봉의 절반을 차지한다. 박승하 전 현대제철 부회장도 2007년부터 7년여간 맡았던 이사직에서 지난해 10월 물러났다. 그에 대한 보상으로 27억700만원이 지급됐다.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은 작년 3월 퇴임하면서 32억원의 퇴직금을 수령했다. 이는 정 전 회장이 받은 연봉 39억9000만원의 80%를 차지한다.

이처럼 경영인들이 등기이사직에서 사임하면서 받는 퇴직금 규모도 상당해 전년보다 연봉이 대폭 상승하는 효과를 낳았다.

정몽구 회장의 연봉은 2013년 140억원에서 올해 215억7000만원으로, 박승하 부회장은 13억5000만원에서 55억8000만원으로 크게 뛰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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