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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쪽방촌 이웃여성 ‘쌀 주겠다’ 유인해 성폭행한 60대 구속
[헤럴드경제=이지웅ㆍ김진원 기자] 쪽방촌 이웃여성을 ‘쌀을 주겠다’는 말로 유인해 얼굴을 수차례 때리고 성폭행한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강간치상 혐의로 김모(61ㆍ무직) 씨를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3일 오후 1시께 영등포구 영등포동 쪽방촌의 자신의 집에서 같은 쪽방촌에 살고 있는 이웃 A(30대ㆍ여)씨를 때리고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김씨는 평소 A씨의 생활이 궁핍한 것을 알고 “우리 집에 쌀이 있는데, 와서 쌀 한 포대를 가져가겠느냐”라고 말하며 자신의 집으로 A씨를 유인,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영등포 쪽방촌.

김씨는 A씨가 반항하자 주먹으로 얼굴을 수차례 때려 더 이상 저항하지 못하게 만든 뒤 겁을 먹은 A씨를 강제로 성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날 오후 쪽방촌을 관할하는 영등포역전파출소 경찰관 2명이 쪽방촌 도보순찰 도중 A씨의 동거남 B씨로부터 “동거녀가 김씨에게 몇 시간 전 폭행을 당했다”는 얘기를 전해들으면서 사건을 최초로 인지했다.

단순 폭행 사건인 줄 알았던 경찰은 A씨를 파출소로 동행해 진술을 듣던 중 폭행이 성폭행을 위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김씨 집을 찾아가 범행사실을 추궁했다.

김씨는 경찰에 “한 차례 성관계를 했다”며 혐의를 시인했고 이날 오후 7시 30분께 자신의 집앞에서 긴급체포됐다.

쪽방촌에서 일명 ‘코털’로 불리는 김씨는 성폭력 우범자로 지정돼 경찰의 관리대상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정부 지원을 받았으며, 외지에 살다 수개월 전 쪽방촌에 들어온 A씨는 주소지 문제 등 때문에 기초수급자로 선정되지 못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쪽방촌 주민들은 자기 돈을 다 주고 쌀을 사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김씨가 주겠다고 한 쌀도 정부에서 지원받은 정부미(정부양곡)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초수급자, 차상위계층은 2002년부터 시행된 기초정부양곡제도에 따라 신청자에 한해 매달 한 번씩 정부양곡을 50%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다. 가격은 각각 20㎏ 1포가 2만3000원, 10㎏ 1포가 1만1500원이다.

영등포구청 관계자는 “쪽방촌 기초수급자 주민 대부분은 이 제도를 이용해 쌀을 구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씨 역시 이를 통해 정부미를 구입했으며 쌀이 떨어진 A씨는 이 정부미를 얻으려고 평소 안면이 있는 김씨 집에 들어갔다가 범행을 당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폭행을 당한 A씨는 사건 당일 인근의 보라매병원 성폭력 원스톱 지원센터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plat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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