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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일본가구회사 경영권싸움, 딸의 승리로 일단락
[코리아헤럴드=슈퍼리치섹션 김지현 도쿄특파원] 가업의 현대화를 주장하는 신세대 기업인 딸과 옛날방식을 고수하는 창업자 아버지. 그 두 사람간의 치열한 경영권 다툼이 결국 딸의 승리로 끝이 났다.

지난달 말, 주주총회에서 한판 승부를 벌였던 오츠카 가구회사의 창업자 카츠히사 오츠카 회장과 그의 딸 쿠미코 대표. 200여명 주주들의 약 3분의 2이상이 쿠미코가 선정한 새로운 이사회의 손을 들어주면서 그녀는 오츠카 가구의 대표로 남게 됐다.

오츠카 카츠히사 회장(왼쪽)과 딸 쿠미코 사장

쿠미코 대표는 “새로운 각오로 회사를 되살리고 고객의 신뢰를 되찾겠다”는 말로 감사의 인사를 대신했다. 반면 이사회에서 쫓겨난 아버지 오츠카 회장은 “회사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한마디를 남기고 총총히 사라졌다. 처음 경영권 다툼이 수면위로 떠올랐을 때와는 사뭇 다른 태도다.

지난 3월 27일 오츠카 가구 주주총회 현장. 이날 평소보다 약 10배가 넘는 200여명의 주주가 모였다.

지난 2월, 오츠카 회장은 쿠미코를 사장직에서 끌어내리기 위한 기자회견을 열어 그 자리에서 딸을 “이단아”로 낙인 찍었다. 처음부터 부녀간에 골이 깊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09년 오츠카 회장은 아들을 마다하고 장녀 쿠미코에게 오츠카 가구의 대표직을 맡겼다.

어려워진 회사 사정에 직면하게 된 쿠미코는 아버지가 고수해온 경영방식을 모조리 바꾸기로 마음먹게 된다.

쿠미코 대표가 꼽은 가장 큰 문제는 고객접대 방식이었다. 아버지의 전략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판단한 쿠미코 대표는 마케팅 방법을 대폭 수정했다. 문제는 아버지와 충분한 사전조율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어렵게 키워 상장까지 시킨 가업에 대한 오츠카 회장의 애착은 대단했다.

하지만 오츠카 가구의 경영권 정상화는 겨우 시작에 불과하다. 최대 주주인 아버지와의 관계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쿠미코 대표는 결코 회사를 살릴 수 없다는 것이 일본 내 지배적인 의견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회적 체면과 지위를 중요시 여기는 일본사회에서 가족간의 공개적인 불화로 설 자리를 잃은 가업의 자존심과 브랜드가치를 회복하는 일이 급선무로 꼽힌다.

jemmi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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