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독일 주간지 슈테른은 1일(현지시간) 최근호에서 북한의 자본주의 실험을 집중 조명했다.

슈테른은 수개월에 한번씩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는 북한이 최근에는 이보다 훨씬 더 위험한 자본주의 실험을 조용히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슈테른은 독일 기업가로 평양에서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교육한 경험이 있는 닐스 바이젠제(35) 씨 등을 인용해 “북한산 평화자동차 광고가 등장하고 삼지연 태블릿 PC를 파는 상점, 네일숍, 고급 레스토랑에 이어 스마트폰 매장도 생겨났으며 심지어 평양 시내에는 앱스토어까지 등장했다”고 전했다.

인터넷이 보편화되지 않은 북한의 앱스토어에선 케이블을 연결해 스마트폰에 프로그램을 다운받는다고도 한다.

잡지는 평양 거리엔 점점 더 많은 택시가 다니고 사람들은 회색이나 검은색 대신 유행에 따른 다양한 색상의 옷을 입는다고 소개했다.

슈테른은 “이런 현상들은 경제 자유화의 작은 신호탄”이라며 “배후에는 북한의 제1세대 기업가들이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젠제 씨는 “많은 신제품이 필요한 북한 정권이 기업가들에게 점점 더 많은 자유를 허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은 최근 고객카드를 시험적으로 도입했고 자정까지 영업하는 상점도 생겨나고 있다”면서 “북한 기업가들은 외국에서 기업들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젠제 씨가 참여한 교육 프로그램은 이미 800명 이상의 북한 주민이 참여해 이수했다고 한다.

슈테른은 “이 교육 과정에선 초등학교 수준의 기초적 시장경제 원리를 가르친다”면서 “고객이 원하는 것과 상표가 필요한 이유,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해야 하는 이유 등 계획경제 체제하에선 필요 없었던 내용을 가르친다”고 보도했다.

이어 “상하이에서 커피 로스팅 사업을 하는 바이젠제 씨는 자신이 직접 운영하던 카페에서 어느 날 우연히 손님이 노트북 컴퓨터로 평양 카페들을 구경하는 모습을 보고 나서 불과 3개월 뒤 처음으로 북한에서 커피에 대해 강연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바이젠제 씨는 처음에는 회사 설립과 관리 방법에 대해 강연할 계획이었으며, 북한 주민들은 장사에 성공하려면 레스토랑의 벽은 무슨 색으로 칠해야 하냐고 물었다는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슈테른은 “바이젠제 씨의 교육프로그램은 성공했고, 최근 북한 시내에는 밝은 색으로 치장한 카페들이 많이 생겨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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