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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비심리 ‘꽁꽁’…물가 넉달째 뒷걸음
통계청 ‘3월 소비자물가’ 발표
0.4%상승…담뱃값 빼면 마이너스…저유가로 유류 제품이 하락 주도
개인·공공서비스는 소폭 상승…“디스인플레 국면 수요진작 시급”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외환위기 이후인 지난 1999년 7월 이후 거의 16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하고, 연초 담뱃값 인상 효과를 제외하면 사실상 2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면서 디플레이션 현실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휘발류와 경유 등 유류 가격 하락 도시가스 요금 인하, 온화한 날씨에 따른 농산물 가격 하락 등의 외부적ㆍ계절적 요인 이외에 경기부진과 소비침체가 엇물리면서 전반적인 물가하락 압력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은 디플레이션 전단계인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 즉 수요 위축에 따른 물가상승 둔화 국면이라고 진단하고, 획기적인 수요진작 및 경제체질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이 없으면 디플레 함정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대비 0.4% 상승에 머문 데에는 석유류와 도시가스, 농산물 등의 가격하락이 큰 영향을 미쳤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3월 소비자물가’의 품목별 동향을 보면 담배와 집세, 서비스를 제외하고 대부분 큰폭으로 내렸다. 농축수산물은 양호한 기상여건에 따른 출하 증가 등으로 전년동월대비 0.8% 하락했고, 휘발류(-19.7%)와 경유(-21.5%)가 크게 하락하면서 공업제품 물가도 0.5% 떨어졌다. 도시가스(-14.0%) 요금인하로 전기ㆍ 수도ㆍ가스 물가지수도 6% 내렸다. 다만 서비스 물가지수는 전세(3.2%)와 공동주책관리비(4.2%), 음식 및 숙박(1.4%) 등의 상승으로 1.6% 올랐다.

전체적으로 유가하락과 농산물 가격 하락이 물가하락 압력을 높인 가운데 민간 수요가 부진해 물가가 게걸음을 한 셈이다.

이론적으로 소득이 일정한 상태에서 물가가 안정되거나 내려가면 가처분소득이 늘어나고 소비도 살아난다. 하지만 현재 국민들은 물가하락으로 가처분소득이 늘었다고 느끼기보다는 살림살이가 팍팍해지고 주머니 사정이 가벼워졌음을 체감하고 있다.

이처럼 싸늘한 체감경기에다 고용ㆍ노후불안까지 겹치면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이것이 다시 수요위축을 불러오는 악순환에 빠져들 가능성도 있다. 다만 연초 이후 국제유가의 하락세가 진정되고,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 전세 등 부동산 가격의 상승 등으로 경기위축 속도가 다소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물가 하락압력을 완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물가 움직임의 관건은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가 얼마나 살아나느냐에 달려 있지만 아직 뚜렷한 방향성을 찾아보긴 힘들다. 전문가들이 서비스산업 등 신성장산업 활성화와 기업투자 확대를 위한 규제완화 등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향후 (국제유가 등) 공급측 요인은 전반적으로 안정된 가운데 기상여건과 지정학적 요인에 따른 변동이 있을 수 있다”며 “실물경제 회복세 강화에 따른 수요측 상승압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이어 “석유류 등 분야별ㆍ품목별 유통구조 개선대책을 마련하고 교육ㆍ통신ㆍ주거ㆍ의료비 등 서민생활 밀접물가를 철저히 관리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해준 기자/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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