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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피는 봄날, 돌연사 부르는 ‘뇌졸중’ 빈발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금융업에 종사하고 있는 윤모(33) 씨는 최근 업무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두통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아졌다. 두통이 한 번 시작되면 20~30분 가량 지속됐고, 심할 때는 시야의 한 귀퉁이가 접은 것처럼 까맣게 됐다. 병원을 방문해 혈액검사와 MRI 검사를 받은 결과 윤 씨의 진단 결과는 ‘뇌경색’이었다. 현재 윤 씨는 약물치료를 통해 경과를 관찰 중이며, 상태가 심해지면 내막절제술이나 스텐트 삽입술을 받게 될 수도 있다.

▶뇌로 향하는 경동맥, 3분만 막혀도 사망 위험

꽃이 피는 시기에 찾아오는 꽃샘추위는 뇌혈관질환 발생률을 높인다. 외부 기온이 급감하면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혈압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이때 혈관이 막혀 있거나 좁아져 있다면 갑작스러운 혈류증가를 혈관이 버티지 못하고 혈관이 손상될 수 있다.

뇌혈관이 막혀 산소나 혈액의 흐름이 끊기면 뇌경색, 뇌혈관이 터져 중풍 등 후유증을 발생시키면 뇌출혈이다. 이들 증상을 합쳐 뇌졸중이라 일컫는데 전체 뇌혈관질환의 70% 이상이 이에 속한다.

목 양쪽으로 갈라져 흐르는 경동맥은 뇌로 향하는 혈액과 산소의 80%가 지나는 길목이기 때문에 어떤 이유로든 막힌 채로 3분만 지나도 사망에 이르거나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

운동 기능을 상실하는 마비 증세나 감각을 느끼지 못하는 감각 장애가 대표적이다. 말을 하지 못하게 되는 언어 장애(실어증), 정확한 발음이 어려워지는 발음 장애 등이 발생하기도 하며 시각이상이나 균형감각 상실을 겪을 수도 있다. 대체로 장기간의 치료를 요하며 치매 등의 후유증 발생을 배제할 수 없다. 경동맥이 막히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외부의 온도로 인한 혈압의 변화가 그 중 하나다. 

갑작스러운 스트레스나, 음주, 흡연 등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같은 원인의 영향을 받았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같은 증상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혈관의 상태다. 평소 동맥경화가 진행돼 혈관이 딱딱해져 있거나 혈관 내부가 좁아져 있다면 외부 요인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 

[사진출처=123RF]

▶경동맥 막히면 뇌졸중 가능성 높아져

경동맥은 50% 이상 막힐 때까지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각할 수 있는 증상이 있었다면 질환이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다.

이 밖에도 뇌졸중 발생 위험성을 가늠할 수 있는 몇가지 위험인자가 있다. 한국인에게 가장 유의미한 뇌졸중 위험인자는 ‘고혈압’이다. 뇌졸중 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58.3%가 ‘고혈압이 있다’고 답했다. 이 밖에도 흡연력, 당뇨, 뇌졸중 과거력, 콜레스테롤혈증, 심장질환 등이 뇌졸중을 예측할 수 있는 주요 위험인자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뇌졸중센터 정세희 센터장은 “경동맥 자체가 매우 좁아져 있는 경우가 있는데, 경동맥이 막혀버리면 대뇌의 반쪽으로 가는 혈류량이 감소되기 때문에 큰 뇌경색을 유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며 “경동맥의 두께가 1.5mm를 초과한다면 죽상반에 의한 동맥경화가 시작됐다고 진단할 수 있으므로 뇌졸중을 대비한 치료관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뇌졸중 위험인자를 갖고 있을 때는 주기적인 검사를 통해 뇌졸중 발생 가능성을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초음파로 경동맥내중막 두께를 측정해 지수가 높을수록 뇌졸중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 혈관 경직도를 파악할 수 있는 동맥맥파속도 역시 지수가 높으면 위험하다.

▶외부 온도차 조절하고 물 많이 마셔야

평소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위험인자 관리가 필요하다. 질병관리본부는 심뇌혈관질환 발생률을 낮추기 위해 ▷금연 ▷음주는 하루 두 잔 이하 ▷음식은 싱겁게 ▷매일 30분 이상 운동 ▷스트레스 줄이기 ▷정기적인 혈압ㆍ혈당∙콜레스테롤 지수 확인 ▷뇌졸중∙심근경색 응급 증상 숙지 등의 수칙을 권장하고 있다. 40대 이하인 경우 2~3년에 한번씩 경동맥 초음파 검사를 실시하고, 가족력이나 병력이 있는 경우에는 5~10년에 한번씩 뇌MRI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봄철에는 무엇보다 급격한 온도차를 막아야 한다. 실내의 온도가 외부와 지나치게 차이가 나지 않도록 관리하고, 일교차가 큰 날씨에는 체온이 급격히 내려가지 않도록 의상을 준비하는 것도 방법이다.

산이나 들에서 야외활동을 즐기고 싶을 때는 수분 보충을 충분히 해 주어야 한다. 체내에 수분이 부족해지면 혈액이 끈적해져 혈관이 더 쉽게 막힐 수 있기 때문이다. 야외에서 뇌졸중으로 인해 의식을 잃었다면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응급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뇌졸중의 골든타임은 30분 이내로 본다. 이때 뇌에 불필요한 자극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뺨을 때리거나 몸을 흔드는 것은 금물이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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