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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뉴질랜드와 평가전…차두리 은퇴무대
‘GOODBYE 두리.’

한국 축구 대표팀 평가전이 이렇게 훈훈한 분위기에 치러진 적이 있던가. 31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 열리는 한국과 뉴질랜드의 평가전은 여느 경기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흔히 평가전이라면 치열한 주전경쟁, 감독의 용병술, 포메이션 등 전술적인 부분에 초점이 맞춰지게 마련. 그러나 이 경기는 예외다. 바로 14년간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차두리(35ㆍFC 서울)의 은퇴경기이기 때문이다.

29일 열렸던 공개 훈련에는 무려 1000여명의 축구팬이 찾아와 차두리의 마지막 대표팀 훈련을 지켜봤다. 축구협회 등 관계자들조차 깜짝 놀랄 만큼 의외의 호응이었다.

차두리 역시 ‘즐긴다’는 표현이 정확할 만큼 후배 선수들과 웃음꽃을 터뜨리며 은퇴경기를 앞둔 마지막을 만끽했다. 지난 1월 호주 아시안컵에서 회춘한 듯한 활약 이후 2개월 여만에 태극마크를 단 차두리는 웬만한 선수들은 꿈꾸지 못할 은퇴경기의 주인공이 된 것에 고마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당초 차두리는 아시안컵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상태. 따라서 대표팀 70경기 이상 치른 선수를 대상으로 하는 은퇴식만 가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올리 슈틸리케 감독이 ‘단순한 행사 보다는 경기에 뛴 뒤 팬들의 박수를 받고 떠나는게 좋겠다’고 제안해 귀중한 은퇴경기의 기회가 주어졌다.

차두리는 그러나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어왔던 좋은 선배답게 냉정한 소감을 밝혔다. “내게는 국가대표로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지만, 대표팀으로서도 굉장히 중요한 경기다. 내 은퇴 경기라는 점에 초점이 맞추어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뉴질랜드전의 승리를 통해 대표팀이 팬들의 지지를 받으며 월드컵을 준비할 수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차두리의 바램처럼 선수들 역시 승리를 갈망한다.

27일 우즈벡전에서 골을 터뜨렸던 구자철이나, 소속팀의 만류에도 차두리의 은퇴경기를 위해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 손흥민도 차두리에게 뉴질랜드 승리를 안겨주고 싶다는 속내를 숨기지 않는다.

차두리의 대표팀 14년이 모두 행복하지 않았을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그의 마지막날은 누구보다 행복할 것 같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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