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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활절 달걀’ 유래는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부활절에 달걀을 주고받는 관습은 특정 종교를 떠나 가슴 푸근해지는 봄 풍경이다. 껍데기에 알록 달록 색을 입히고 좋은 글귀를 적어 넣은 달걀은 주고 받는 사람 모두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렇다면 달걀은 어쩌다 부활절의 상징이 되었을까.

직관적으로 알은 생명 탄생을 연상시킨다. 라틴 속담에는 ‘옴네 비붐 엑스 오보(Omne vivum ex ovo; 모든 생명은 알에서부터)’란 속담이 있다. 라틴 뿐 아니라 고대 인도, 폴리네시아, 그리스,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핀란드 등 각국 신화 속에서 어김없이 알이 등장한다. 알에서 태어난 박혁거세 신화처럼 말이다.

예루살렘 사원에선 유월절에 달걀을 소금물에 삶는 것은 새로운 생명과 희생을 동시에 의미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고대 페르시아인들은 춘분에 달걀에 색칠을 하며 새해를 축하했다는 속설이 내려온다.

사진=게티이미지

중세 서양에선 사순절 시기를 엄격히 여겨 40일간 달걀 등을 먹지 못하도록 했다. 당시 일반 가정에선 사순절이 다가오기 전에 남은 달걀을 모두 먹어치우는 전통이 생겼다. 사순절 직전에 팬케이크를 만들어 먹는 날인 ‘팬케이크 데이’가 이 때 생겼다.

서양에선 500년전에 쓰여진 책에서 부활절 달걀이 언급된다. 잉글랜드 국왕 에드워드1세가 부활절 선물을 위해 색깔과 금박을 입힌 달걀 450개 구입에 18펜스를 썼다는 대목이다.

유럽에선 메이폴(5월제 기념 기둥)에 부활절 달걀을 걸어두는 전통이 생겼다. 이는 자연의 재생력을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정교회에서 부활절 달걀 색깔은 붉은 색이 정통이다. 히스토리채널의 한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이는 성경에서 예수의 부활을 처음 발견한 마리아 막달레나에 관한 이야기에서 유래된다. 막델라나가 예수 승천 뒤 로마 황제를 찾아 “예수가 승천하셨다”고 알리자, 로마 황제는 테이블 위에 달걀을 가리키며 “이 달걀이 붉은 색으로 바뀌지 않으면 승천한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고, 그 즉시 달걀이 핏빛으로 바뀌었다는 데서 유래했다.

붉은 색 칠을 한 달걀은 무덤과 삶의 재탄생, 예수의 피를 의미하게 됐다.

이후 부활절 달걀은 축제의 하나로 승화했다. 아이, 어른 할것 없이 다함께 부활절 달걀에 색칠하고 꾸며서, 이를 감춰두고 찾는 놀이를 즐겼다. 어린이들은 찾은 달걀을 언덕에서 굴렸다. 이를 ‘에그 롤’이라 불렀다. 오늘날 미국 백악관 잔디밭에서도 ‘에그롤’ 대회를 열며 그 전통을 잇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초콜렛 달걀, 껍질 안에 젤리 등 단것을 넣은 플라스틱 달걀 등으로 더욱 상업화해갔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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