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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난과학] 9년간 나아가다…뉴호라이즌호, 명왕성과 1AU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침잠한 우주에 ‘뉴호라이즌호’가 있습니다. 태양계 끝자락에 위치한 명왕성을 향해 고요히 떠가고 있죠. 무려 9여 년 동안 말입니다.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2006년 1월 발사된 명왕성 탐사선 뉴호라이즌호가 명왕성에 1AU까지 가까이 접근했다고 밝혔습니다. 1AU는 태양과 지구와의 평균 거리인 1억4960만km입니다.

1AU가 ‘태양과 지구와의 평균 거리’라면 여전히 먼 곳에 있는 게 아니냐고요? 명왕성은 타원형 궤도 때문에 해왕성보다 태양계 안쪽으로 들어올 때도 있지만, 지난해 기준으로 따지면 명왕성은 태양에서 32.6AU 정도의 거리에 있습니다. 하지만 불과 107일 뒤면, 인류의 첫 명왕성 무인탐사선이 명왕성 궤도에 진입하게 됩니다.

허블 우주 망원경 탐사용 고성능 카메라로 찍은 명왕성의 모습. (2002년~2003년 촬영/NASA)

1930년 클라이드 톰보 박사가 망원경으로 발견한 명왕성은 당초 태양계 9번째 행성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06년 소행성으로 격하됐죠. 이름도 외우기 어려운 소행성 번호 134340번을 부여받았습니다. 이처럼 명왕성의 지위가 격하된 데는 유럽 천문학자들을 주축으로 한 국제천문연맹(IAU)의 투표에 따른 결과인데, IAU가 이같은 결정을 내린 건 행성의 정의가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행성의 조건으로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충분한 질량과 중력을 가진 구 형태여야 하며, 모름지기 그 지역의 가장 지배적인 천체여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서면서 명왕성 인근에서 발견된 카론이 더 이상 명왕성의 위성이 아니라 명왕성과 서로 중력에 휘둘려 공전하는 2중 소행성이라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이에 명왕성에 ‘행성’ 자격을 부여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죠. 다만 뉴호라이즌호는 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꿋꿋이 명왕성으로 나아갔습니다.

명왕성은 태양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어서 기온이 매우 낮습니다. 평균기온이 섭씨 -248도이죠. 산소와 메탄가스가 고체로 있지만 지구와의 거리가 너무 멀고 기온이 매우 낮기 때문에 인간이 살 수 없습니다. 명왕성의 중력은 지구의 6~7% 정도로, 지구에서 60kg인 사람은 명왕성에서 4kg 정도가 됩니다.

지난달 4일 뉴호라이즌호가 처음으로 찍은 명왕성과 위성 카론의 모습. (NASA)

오는 7월 뉴호라이즌호가 명왕성 궤도에 진입하면 6개월에 걸쳐 명왕성 탐사를 시작합니다. 이미 뉴호라이즌호는 지난달 4일 명왕성으로부터 2억3000만km 떨어진 지점에서 찍은 명왕성과 위성 카론의 모습을 공개했지만, 명왕성은 여전히 침잠한 우주의 희미한 점 정도로 보일 뿐이었습니다.

명왕성 탐사 임무를 마치면 뉴호라이즌호는 해왕성 궤도 바깥에 있는 카이퍼 벨트의 다른 천체들도 관측할 예정입니다. 카이퍼 벨트는 46억 년 전 태양계 탄생 시의 잔해에서 형성된 거대한 거리 모양의 영역으로, 명왕성과는 약 15억km 정도 거리에 떨어져 있습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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