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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유엔에 5ㆍ18 인권탄압 거론하려 했다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북한이 1980년대 유엔 인권협약기구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5ㆍ18 광주민주화 운동의 인권 탄압 등을 거론했고, 정부가 이에 긴급 대응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가 30일 공개한 외교문서에 따르면 북한은 자신들의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CCPR) 가입에 따른 최초 보고서를 지난 1983년 10월 24일 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위원회(이하 위원회)에 제출했다.

당시 주 제네바 한국대표부는 이 보고서를 “80년대 광주 사건을 거론하면서 아국을 비방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고 정부에 보고했다.

당시 북한은 영문 보고서를 통해 “남한에서 시민적, 정치적 그리고 사회ㆍ경제적 권리는 특히 최근 몇 년간 무자비하게 억압되고 있다”며 광주민주화운동 진압과 관련된 내용을 전하면서 ‘동포들에 대한 냉혹한 학살’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어 ‘위원회가 남한의 상황에 관심을 갖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이 같은 북한 보고서가 같은 해 4월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위원회 제21차회기에 토의될 사실을 알고, 긴급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하지만 당시 비가입국이던 한국은 옵서버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거나 문서를 통해 반박하는 게 불가능했다. 정부는 이후 대사관, 유엔 대표부 등을 통해 영국·독일·베네수엘라 등 각국 출신 위원을 접촉했다.

정부는 북한이 보고서에서 한국 문제를 언급한 것이 ‘보고서는 규약 당사국이 취한 제반 조치와 진전 사항에 관련된 것이어야 한다’는 규약 내용 및 의사규칙에 어긋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1984년 4월 9일 이뤄진 북한 보고서 토의에서 위원장은 “타국의 인권에 관계되는 정치적인 발언을 삼가라”고 북한 측에 주의를 줬고, 당시 북한의 주유엔 대사도 한국 관련 발언을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유엔 한국대사는 이후 보고에서 “꾸준한 인권위원 접촉을 통한 직접·간접적 견제의 결과라고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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