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퍼리치] 휴대폰 年1억개 못팔면 10억위안<1800억원> 내기…中부호들 ‘통큰 베팅’열풍
휴대폰 신생사 거리 둥밍주 회장 ‘무리수’
샤오미 주력분야 도전…2013년 내기 연장선

‘온라인 영웅’ 마윈 vs ‘부동산 대가’ 왕젠린
온-오프라인 점유 비중 놓고 기싸움


세계 에어컨 판매량 1위업체인 거리(格力)그룹의 둥밍주(董明珠) 회장이 지난 18일 중산(中山)대학교에서 열린 강연에서 검정색 휴대폰을 불쑥 내놓았다. 거리전기가 만든 것이라고 했다.

거리전기는 20년 넘게 에어컨 판매 1위를 지켜온 한 우물만 판 회사다. 그런데 둥 회장은 자사가 만든 휴대폰을 대당 1000위안(약 18만원), 1년동안 1억개를 팔겠다고 호언했다.

1억개면 1000억위안(약 18조원). 거리가 창사 이래 2012년 처음으로 매출 1000억위안을 돌파했음을 감안하면 허풍이 좀 세 보인다. 더군다나 거리는 휴대폰에서는 신생업체다. 하지만 이때 많은 이들이 다른 쪽에서 이유를 찾았다. 바로 휴대폰업체 샤오미(小米)의 레이쥔(雷軍)회장과의 내기다. 지난 2013년 말 둥밍주 회장과 레이쥔 회장은 각자 회사의 매출액을 놓고 10억위안(약 1800억원) 내기를 걸어 화제를 모았다.

둥밍주 회장이 지금 생뚱맞게 휴대폰 장사를 시작하겠다고 하자, 내기 때문에 무리수를 둔 것 아니냐고 보는 것이다.

중국 재계에는 둥회장과 레이회장 뿐 아니라 공개석상에서 통 큰 내기를 건 기업총수들이 상당수 있다. 이들은 거액의 돈을 걸기도 하고 때로는 회사 지분까지 내거는 모험을 감행했다.


레이쥔 샤오미 회장 VS 둥밍주 거리그룹 회장

지난 2013년 12월말 중국 중앙TV인 CCTV가 선정한 ‘중국경제 올해의 인물’ 시상식이 열렸다.

그러나 시상식은 시상내역보다 레이쥔과 동밍주 간의 돈내기가 더욱 화제였다. 이들은 5년 후 샤오미의 매출이 거리그룹을 넘으면 동밍주가 레이쥔에게 10억위안에 달하는 돈을 주기로 약속했다. 반대일 경우 레이쥔이 10억위안을 준다는 것이 내기의 골자다.

이후 두 사람의 행보에는 항상 내기가 언급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샤오미가 중국 가전시장 점유율 1, 2위를 다투는 메이디(美的) 지분 1.29%를 12억6600만위안(약 2215억 원)에 인수하자 둥 회장은 “사기꾼과 좀도둑이 손을 잡은 것 뿐”이라며 제휴를 폄하했다. 양사의 제휴는 TV, 에어컨, 냉장고 등을 통신망으로 제어하는 스마트홈 사업 진출을 위한 포석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둥밍주 회장이 휴대폰을 출시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로써 두 회사가 서로 상대방의 주력 분야에 진출한 셈이 됐다.

둥 회장이 레이 회장과의 내기에서 이기기 위해 내놓은 고육지책이라는 얘기도 나오는 가운데, 레이 회장은 아직 아무 언급도 없는 상태다.

둥 회장은 말단 영업사원으로 시작해 최고경영인(CEO)까지 오른 자수성가형 인물이다. 그녀의 놀라운 세일즈 능력은 지금도 당할 자가 없을 정도다. 처음 맡은 지역에서 에어컨 1600만위안 어치를 팔아 당시 회사 전체 매출의 8분이 1을 기록했다. 입사 11년 만인 2011년 사장으로 이듬해엔 그룹 회장에 오르며 매출 1000억 목표를 달성했다.

레이 회장 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다.

2010년 스마트폰 시장에 혜성처럼 나타난 샤오미는 처음에는 ‘짝퉁 애플’로 불렸지만, 짧은 시간에 애플과 삼성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했다. 급기야 2014년 2분기 판매대수에서는 삼성을 넘어섰다. 지난해 매출액 743억위안을 기록해 판매량은 전년 대비 227%, 매출은 전년 대비 135% 증가했다. 레이 회장은 올해 매출이 전년의 배로 불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 VS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

재계에서 내기 열풍을 가장 먼저 몰고 온 사람은 마 회장과 왕 회장이다. ‘온라인 영웅(마윈)’과 ‘부동산 대가(왕젠린)’로 불리는 두 사람은 2012년 CCTV 시상식장에서 전자상거래가 오프라인 상점을 대체할 수 있을 지를 놓고 내기를 걸었다.

오는 2020년까지 온라인쇼핑 비중이 전체의 50%를 넘게되면 왕젠린이 마윈에게 1억위안을 주고, 50%를 넘지 못하면 마윈이 왕젠린에게 1억위안을 주기로 약속했다. 이후 알리바바의 온라인 매출이 기록을 갱신할 때마다 왕젠린 회장과의 내기가 어김없이 등장하고 있다.

2013년 11월 11일 일명 빼빼로데이에 알리바바가 하루만에 350억위안(약 6조1500억원)의 판매고를 올리자 마 회장은 “300억위안(마 회장 예상치)이든 350억위안이든 상관없이 부동산 기업인에게는 이날 하루가 충격적이었을 것”이라며 “이제 그들은 더 이상 부동산 투자를 지속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액수는 중국 전체의 하루 평균 판매량의 50%가 넘는 액수였다. 소비의 절반이 온라인 쇼핑으로 이뤄질 수 있는 가능성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결정적으로 왕 회장의 완다그룹이 전자상거래에 진출하며 사실상 승세가 마 회장 쪽으로 기울고 있는 느낌이다. 왕 회장은 알리바바와 함께 3대 IT 기업으로 꼽히는 검색엔진 ‘바이두’, 메신저업체 ‘텐센트’와 손잡고 전자상거래에 진출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왕 회장은 이미 50억위안을 투자했다.


류창둥 징둥상청 회장 VS 장진둥 쑤닝전기 회장

중국 최대 전자제품 유통업체 쑤닝(蘇寧)그룹 장진둥(張近東) 회장은 류창둥(劉强東) 징둥상청(京東商城ㆍJD닷컴) 회장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장 회장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 “징둥의 성장률이 쑤닝의 온라인 숍 ‘이거우(易購)’를 이기면 쑤닝의 지분을 양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류 회장은 역시 웨이보에 “만약 내가 이기면 쑤닝의 주식 1억주를 네티즌들에게 선물로 제공하겠다”며 도전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두 사람의 내기는 실제 거래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2012년 실적만 보면 쑤닝은 매출 증가율 183%를 달성했고, 징둥은 95.8%를 기록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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