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염은 비교적 간단한 치료로 해결할 수 있지만 부끄럽다는 이유로 그냥 넘겨버리는 경우가 많고, 연령층을 가리지 않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세균성 질염, 가장 흔하게 발생
질염은 '세균성', '곰팡이', '트리코모나스', '위축성'으로 나뉜다. 가장 흔한 것이 세균성 질염으로 다양한 증상을 갖고 있다. 과거 비특이성 질염 또는 가드네렐라 질염으로 불렸던 세균성 질염은 질 내의 정상 서식균이 약화된 틈을 타서, 전체의 1% 미만으로 존재하던 혐기성 세균이 100~1000배로 증식해 생기는 질염이다.
약간 누렇거나 회색을 띠는 냉·대하증과 생선 비린내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생리 전·후와 부부관계 전·후에 더 증상이 심해지기도 하지만 증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황색이나 백색의 다량 분비물이 나오고 가려움증을 동반한다. 심할 때에는 약물치료와 국소적인 소독 치료도 해야 한다.
◆곰팡이성 질염, 학생들 괴롭혀
곰팡이성 질염은 칸디다성 질염이라고도 불리며 장마철에 많이 발생한다. 장마철 높은 습도 때문에 인체에서 열을 발산할 수 있는 기능이 저하돼 몸의 균형이 원활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면역력이 약해져 발생한다.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나 스트레스가 심한 수험생들에게서 흔히 나타난다. 심한 가려움증과 두부를 으깬 것 같은 냉이 나타나고 외음부가 붉게 부어 오른다. 이 경우 항진균제 투여 혹은 국소 도포 치료가 필요하다.
◆트리코모나스 질염, 배우자도 치료 받아야
원충류성 질염은 트리코모나스 질염이라고도 하는데, 일종의 성병이다. 성관계에 의해 전파되는 만큼, 전염력이 높으므로 반드시 배우자와 함께 치료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예전에는 발병 빈도가 높은 편이었으나, 최근에는 위생상태가 좋아지면서 흔하지 않게 됐다. 심한 악취와 함께 누렇고 물 같은 분비물이 많이 나온다.
위축성 질염은 난소를 양쪽 다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거나 난소 기능이 다한 폐경 이후의 여성에게서 발생할 수 있는 염증성 질염이다.
◆천염섬유 속옷 권장, 면역력 높여야
질염 증세가 나타나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 진료와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또 예방을 위해서는 외음부를 항상 청결히 유지하고 평소 꽉 끼는 옷 대신 통풍이 잘 되는 옷을 입을 입어야 한다. 특히 속옷은 땀 흡수가 잘되는 천연 섬유로 입는 것은 기본이다.
질염은 생리 전·후로 발병률이 높기 때문에 특히 외음부 청결에 신경을 쓰고, 생리 기간에는 생리대를 자주 갈아줘 염증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베일러이화산부인과 정호진 원장은 "대부분의 질염은 질 점막 사이에 서식하던 균들이 인체의 면역기능 저하 혹은 외음부의 위생 상태가 안좋을 때 증식한다"면서 "지나친 과로나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 패턴, 음주 등을 줄이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소 외음부를 청결하게 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 후 자신에게 맞는 청결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청결제를 온 가족이 함께 쓰는 습관도 다양한 여성질환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정기수 guyer@heraldplu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