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주말드라마의 경우 오후 9시, 10시대에 MBC에 완전히 패권을 빼앗긴 이후 지난 2년간 수도 없이 주말드라마 폐지설에 시달려왔다. 결단은 지난 봄 개편때 나왔다. SBS는 지난 24년간 8시 메인뉴스, 오후 9시 주말드라마를 정착시켰던 편성 패러다임을 과감히 흔들었다. 지난 21일, 22일 양일간 오후 8시 45분엔 ‘아빠를 부탁해’와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 첫 방송됐다. 출발은 괜찮은 편이다. ‘떴다 패밀리’가 2.3%로 종영했던 것에 반해 ‘아빠를 부탁해’는 6.9%, ‘웃음을 찾는 사람들’은 5.9%(닐슨코리아 집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사진=SBS] |
지상파 방송사 예능국 관계자의 “주말드라마 하나를 폐지하면 전 직원의 보너스를 120% 이상 줄 수 있다”는 이야기처럼 드라마 한 편의 폐지로 방송사가 남기는 금액은 상당하다.
최근 주말드라마 한 편을 폐지한 SBS를 살펴보니 비슷한 계산이 나온다. 주말드라마의 회당 제작비를 2억원으로 치면, 1년간 약 200억원의 제작비가 절약된다. SBS의 전직원 보너스는 연간 60억원 정도다. 하지만 두 편의 예능 프로그램이 배치된 만큼 그만큼의 제작비가 투입된다. 드라마의 경우 협찬을 통해 제작비의 1/3이상(‘떴다 패밀리’ 회당 제작비 1억9600만원 중 협찬 8600만원)을 충당한다. 반면 현재 편성한 ‘아빠를 부탁해’(이경규 조재현 강석우 조민기 출연) 한 번 촬영을 할 때마다 2억원 이상의 제작비(2주 방송)가 든다. SBS는 이 프로그램 제작비의 90% 이상을 외주사(코엔 미디어)에 주고 있다. ‘웃찾사’는 1억원 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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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첫 회 방송의 긍정적인 시청률로 인한 광고매출 상승의 기대효과가 나왔다. SBS는 프로그램 방송 다음날 보도자료를 통해 ‘아빠를 부탁해’ 2049 시청률은 4.7%로 같은 시간 22.2%를(전국 기준) 기록한 ‘장밋빛 연인들’의 2049 시청률(5.8%)을 바짝 추격했다. SBS 홍보팀은 “‘아빠를 부탁해’ 시청층 가운데 49세 이하 연령층의 비중은 77%이며, 동시간대 방송된 ‘장미빛 연인들’이 43%, KBS ‘9시 뉴스’가 36%인데 비해 젊은층의 관심을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자체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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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9 세대’는 소위 ‘광고세대’로 불린다. 지상파 TV의 시청률이 나날이 하락하며 방송사와 광고주는 가장 구매력이 왕성하고 사회적인 이슈를 만들어내는 20~49세 시청률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SBS가 ‘아빠를 부탁해’의 2049 시청률을 분석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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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관계자는 “방송사의 광고 집행은 해마다 3월 어프론트 행사를 통해 연간치가 대략적으로 정해진다. 다만 프로그램도 파일럿 등 임시물이나 개편으로 새로 들어오는 정기물이 있을 경우 매달 마지막주에 새로운 광고를 집행한다”며 “‘아빠를 부탁해’의 경우 4월초를 예상해보면 드라마 편성 때보단 수익이 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는 협찬이나 간접광고 등 방송에 녹일 만한 것도 많아 이전보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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