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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요광장-권대봉]리퍼트 대사와 샴포우 사령관
지난 13일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퇴원한 후 처음으로 외부 공식행사에 참석해 한미동맹을 강조하는 축사를 했다. 3주간 실시된 한미연합 군사훈련의 성공을 축하하기 위한 취지로, 금곡학술문화재단이 서울 조선호텔에서 개최한 행사에서다.

그는 축사에서 “피습 후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는 동안, 뜨거운 성원을 보내 준 한국정부와 미국정부, 그리고 한국 국민과 미국 국민에게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한국말로 “같이 갑시다”라고 축사를 마치면서 더욱 굳건한 한미동행을 강조했다.

논어의 계씨(季氏)편에서 공자는 “유익한 벗이 세 가지이고(益者三友), 손해를 끼치는 벗이 세 가지(損者三友)이다; 곧은 벗(友直), 헤아리고 살피는 벗(友諒), 견문이 많아 배울 수 있는 벗(友多聞)은 유익하다(益矣); 남의 비위를 잘 맞추어 아첨하는 편벽한 벗(友便), 마음이 유하여 남을 기쁘게 만드는데 싹싹하나 줏대가 약한 벗(友善柔), 말만 번지르르하게 실속 없이 빈말을 잘하는 벗(友便)은 손해된다(損矣)”고 했다.

리퍼트 대사는 지난 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조찬행사에 참석했다가 칼로 얼굴을 피습 당했다. 매우 아픈 상처에도 불구하고 공직자로서 꼿꼿하고 의연한 모습을 보여주는 그의 모습에서 곧은 벗(友直)의 면모와 동맹국과 모국의 정부와 국민의 심정을 헤아리고 살피는 벗(友諒)의 모습을 봤다.

리퍼트 대사 뿐만 아니다. 주한 미8군 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부 참모장인 샴포우 중장은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인 박선우 대장을 “나의 상관(my boss)”이라고 지칭하면서, “한미 양국은 어떤 역경도 극복하고, 군사부문 뿐만 아니라 경제 외교 등에서 인적관계의 교류를 확대해 자유와 평화유지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자”고 강조했다.

주한 미국 대사와 주한 콜롬비아 대사 등 외교사절과 스위스와 스웨덴 등 중립국 대표단, 미국군 장군들과 영관급 장교들, 그리고 각계의 한국인들이 동석한 자리에서 미국군 중장이 한국군 대장을 ‘나의 상관’이라고 지칭하는 것을 들으면서, 샴포우 사령관이 솔선수범의 곧은 리더십을 보이는 벗(友直)이며, 동맹국을 헤아리고 살피는 벗(友諒)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 간에 벗을 사귈 때 사람들은 자기에게 유익한 벗인지 해로운 벗인지를 가늠하기 위해 ‘익자삼우(益者三友) 손자삼우(損者三友)’를 떠올리지만, 나라 간에 벗을 사귈 때도 마찬가지이다. 나라 간의 벗은 우방(友邦)이며, 우방이 공동의 목적을 위해 동일하게 행동하기로 맹세한 결과로 성립된 제휴관계가 동맹(同盟)이다. 샴포우 사령관은 영화 ‘국제시장’을 보면 한미동맹의 끈끈한 관계를 알 수 있으니, 아직 보지 않는 분들은 꼭 보라고 참석자들에게 권하기도 했다.

양국 국민이 바친 생명의 희생으로 나라를 지킨 동맹이 혈맹(血盟)이다. 한국과 미국의 동맹관계는 혈맹관계다. 1950년 6월25일 북한이 한국을 남침해 전쟁을 일으켰을 때, 한국군은 물론 미국을 주축으로 한 유엔군이 피를 흘리며 한국을 지켰다. 그들이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숭고한 피를 흘려 한국을 지켜내지 않았더라면, 오늘날 한국이 경제대국과 한류문화국가로 우뚝 서기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리퍼트 대사와 샴포우 사령관은 곧고, 살피며, 견문이 많은 익자삼우(益者三友)의 요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그들이 우리에게 유익한 벗이라면, 우리도 그들에게 유익한 벗이라야 벗의 관계가 유지되고 발전될 수 있다.

국가 간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익자삼방(益者三邦)답게 한국의 안보를 곧게 살피는 유익한 맹방(盟邦)이다. 미국이 한국에게 유익한 맹방이면, 한국도 미국에게 유익한 맹방이라야 국가 간의 동맹관계가 유지되고 발전될 수 있다. 이를 헤아려 민간차원에서 매년 맹방의 벗들을 챙기고 살피는 금곡학술문화재단 하연순 이사장의 정성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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