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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X파일] 여야 뛰어넘은 女 국회의원 간 ‘끈끈한’ 유대
-유승희, ‘아들 절도 의혹’ 이자스민 향한 과도한 비난 자제 공개 요청

-“이주민과 여성이라는 이유로 더 많은 비난…가혹한 시선 거둬주길”

-“같은 여가위 소속 위원…여성, 다문화 관점에서 발언한 것”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6일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 회의에서 의외의 발언이 나왔습니다. 유승희<사진>최고위원이 최근 아들의 절도 의혹이 보도되며 논란의 중심에 섰던 새누리당 이자스민 의원을 언급한 것입니다. 유 의원은 “해당 편의점 측이 (절도) 증거를 찾을 수 없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밝히면서 ‘혐의 없음’으로 밝혀졌지만 이 의원은 큰 홍역을 치렀다”며 “(이 의원이) 유독 더 많은 비난의 표적이 돼온 이유는 이주민과 여성이라는 약자로서의 정체성 때문이 아닌지 심각히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순간 회의장에 동석해있던 기자들은 수군대기 시작했습니다. 야당 최고위원이 최고위 회의 전 모두 발언 시간에 여당 의원에 대한 자칫 민감할 수 있는 논란을 언급한 것도 의외인데 비판이 아닌 위로와 응원의 말을 이어갔기 때문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승희(왼쪽) 의원과 새누리당 이자스민 의원.

유 의원은 “이 의원에 대한 거센 혐오의 말들은 진보, 보수 성향을 막론하고 처참한 수준”이라고 지적하며 “같은 여성 의원이자 약자를 대변하는 정당의 최고위원으로서 말한다. 이 의원에 대한 가혹한 시선을 거둬주길 부탁드린다”라고 호소했습니다.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대한민국이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최고위원들에게 회의 모두발언은 현안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언론과 대중에 밝히는 기회입니다. 길어봐야 몇분도 채 되지 않습니다. 최고위원과 보좌진은 이 모두발언에 담을 메시지를 오랜 시간 고민 또 고민합니다. 이런 ‘귀중한’ 시간을 유 의원은 여당 의원을 향한 사회적 비난을 자제해달라고 촉구하는데 사용한 셈인 것이죠.

배경이 궁금했습니다. 약 1시간30분 정도의 비공개 회의를 마치고 나온 유 의원을 직접 만나 발언의 배경을 물었습니다. 그러자 “같은 여성이니까요”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유 의원은 “평소에 관계가 좋기도 했지만 (오늘 발언은) 같은 여성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말한 겁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문화도 언급했습니다. 유 의원은 “국가적 차원에서 다문화 정책도 세우고 있고 (그만큼 다문화 사회는) 국가 미래전략의 일환이다. 인권적인 차원에서 말한 것이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의원의 실명을 공식 석상에서 공개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이에 대해 유 의원은 “뭐라고 하는 분들도 있던데, 이미 다 이름이 공개돼있는 상황이었고…이자스민 의원의 입장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한 발언으로 생각해달라”고 말했습니다.

여야가 주로 서로 대척점에 서서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일까요? 개인적으로 여야를 넘어 여성과 다문화의 시각으로 이 의원을 감싸는 유 의원의 시각은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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