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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대사 테러로 본 ‘외상후스트레스장애’ 극복법은?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5일 오전 ’과도테러‘를 당해 오른쪽 얼굴안면이 12㎝가량 찢어지고 왼쪽 손목부근이 관통상을 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런 갑작스런 테러로 인한 부상은 미처 준비할 틈도 없이 당하는 것이기에 이후 겪게될 정신적 후유증은 상당히 큰편이다. 이에 이같은 일을 당한 당사자들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 극복법에 대해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10년 11월 북한에 의한 연평도 포탄공격이 발생할 당시에도 직접 부상을 당한 것도 아니지만 포탄공격을 목격한 주민들은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끔찍한 사고 후에 겪게되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때문에 작은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라고, 당시 장면이 눈앞에 그려져 잠을 못 이루는 사람도 있다. 반대로 고통스러운 현실을 회피하고자 계속 잠만 자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혼자서는 화장실도 못갈 정도로 두려움에 떠는 사람도 있다.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테러를 당한 직후 찾은 강북삼성병원에서 경찰들이 삼엄한 경비를 펼치고 있다. 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정신과 이홍석 교수는 “충격적 경험을 한 경우 정서적으로 둔마돼 멍해진 상태에서 자신의 감정적인 고통을 외부로 잘 표현하거나 호소하지 못하며 도움을 청하지 않게 되며, 사회활동을 꺼려하게 되는 등의 회피 양상으로 인해 병원을 찾지 않게 된다”면서 “이로 인해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쳐 외상후스트레스장애로 이어지게 할 수 있으므로 조기치료를 위한 인식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급성스트레스반응을 조기에 적절히 치료하면 외상후스트레스장애로 이어지는 것을 상당수 예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외상후스트레스 성장 치료 프로그램 등의 전문적 치료를 통해 외상 후 성장 상태로 갈 수 있다”며 주변에 도움을 청하거나 직접 전문 정신과 병원을 찾아가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충격적인 사고를 겪거니 목격한 사람들은 ’트라우마‘를 겪을 가능성이 크므로 우선은 사고 경험자의 상태를 살펴 증상의 심각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고를 경험한 당사자 뿐 아니라 가족들 역시 사고에 대한 기억을 잊고 싶은 회피감정이 크게 작용하게 되는데 이는 막연히 ‘좋아지겠지’라는 마음으로 증세의 악화를 그냥 방관하게 만들 수 있어 경계해야 한다.

일단 증상이 파악되면 당사자가 편안하고 안정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익숙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잠을 편히 잘 수 있도록 해주며 당사자의 얘기를 아무런 가치 판단 없이 공감하며 들어줄 수 있는 상대가 가까이 있는 것도 필요하다. 증세가 호전이 없다면 전문가에게 치료를 의뢰하는 것이 좋다.

치료는 불안, 우울증세를 감소시키고 잠을 잘 자도록 돕는 약물치료와 공포의 대상으로부터 두려움을 이겨내도록 하는 인지행동치료가 있다. 약물 치료를 통해 숙면을 취하고 불안감이 줄어들게 되면 이를 바탕으로 차츰차츰 사고와 관련된 피하고 싶은 이미지에 단계적으로 노출시켜 막연한 불안감과 긴장을 스스로 극복하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노출의 단계는 전문가에 의해 조심스럽게 이루어져야 하며 성급한 노출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치료초기에는 정신과 치료에 대한 거부감, 사고와 관련된 죄책감, 사람들에 대한 신뢰감 상실 등이 치료의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있으나 치료를 통해 편안함을 느끼게 되면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게 되므로 치료의 처음 시작에는 가족들의 격려와 권유가 매우 중요하다.

사고 피해자들은 이제까지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세상에 대한 믿음을 잃고 위기에서 나를 구해주고 도와주리라 생각했던 사람들에 대해서도 깊은 배신감을 가진 경우가 많다. 그들에게 삶은 언제 다시 사고가 터질지 모르는 불안정한 생활의 연속이며 사고가 나면 아무도 없는 곳에 무기력한 자신 혼자서 모든 걸 감당해야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들이 경험하는 사고 발생 직후의 수분은 마치 수 시간처럼 느껴지며 사고 당시 주위 사람들의 잠깐의 망설임은 위기에 처한 자신에 대한 무관심과 방치로 받아들여진다. 사고 피해자들이 불안하고 짜증이 심하며 쉽게 화를 내는 이유는 이러한 심리적 상황에 기인한다. 가족들은 이러한 환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꾸준한 지지와 대화를 통해 그런 마음을 바꾸도록 해야 한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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